↑ 소녀시대(사진=유용석 기자) |
'채널 소녀시대'는 멤버들이 각각 평소 다뤄보고 싶었던 주제를 잡아 방송 콘텐츠 기획·제작에 참여했다. 개인 채널은 티파니 X, 뷰티&바디쇼(유리), 오늘 뭐입지(수영), 막내의 이중생활(서현), 명랑생활 도전기(써니), 냠냠TV(윤아), 셀프마스터(태연), 프라이빗 홍라이프(효연) 등으로 명명됐다.
제작진은 "사전 회의 때 소녀시대 멤버들이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며 "소녀시대의 매력과 개성, 라이프 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나는 8인 8색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방송에 앞서 이날 오후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에서 열린 제작발표회 현장에는 소녀시대 멤버들과 오관진 PD가 참석한 가운데 약 7분가량의 예고 영상이 소개됐다. 첫 촬영을 맞아 소녀시대 멤버들이 축하 워크숍을 떠나는 모습이 담겼다.
그런데 그들 회의 테이블 위에는 한 음료수가 놓였다. 워크숍을 떠나는 소녀시대 멤버들의 이동 수단은 일단 소속사 차량이 아니다. 소녀시대가 머문 휴양지 숙소도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소품이나 장치가 특정 목적을 띠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녀시대는 명실공히 최고 인기 걸그룹이다. 멤버들이 방송 중 사용하는 패션·뷰티·요리 관련 용품에 시청자의 큰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여러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PPL(Product Placement·간접광고)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기도 하다.
오관진 PD는 PPL을 염두에 두고 이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 PD는 "물론 (간접광고가) 완전히 없다고 말씀 드릴 수는 없다. 방송 내용과 구성에 잘 부합한 적정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녀시대 멤버들 역시 "방송을 보면 알겠지만 굉장히 라이브(살아 있는)한 그림을 원하고 있다. 우리가 무엇을 광고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 소녀시대 현재의 모든 것을 담는데 주력했다. 8명이 함께 있을 때 정말 재미있는 모습들이 많다. 그러한 점을 주목해 예쁘게 봐 달라"고 바랐다.
실제로 방송을 통해 소녀시대의 색다른 매력을 여럿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 도중 얼굴에 수박 씨가 덕지덕지 붙은 소녀시대의 모습이나 화장기 없는 민낯 등을 볼 수 있다.
리얼리티의 관건은 실재(實在)성이다. '채널 소녀시대'의 성패는 결국 여기에 달렸다. 아무리 프로그램 속 자연스럽게 녹여 광고 의도를 숨긴다고 해도 협찬은 리얼리티 본질에서 어긋난다.
광고정보센터 자료(김병관 KBS N '케이블TV PPL 마케팅' 2014년 11월 발표)에 따르면 지상파 미니시리즈 기준 PPL 진행료는 레벨1이 1500만원, 레벨2는 2500만원이다. 인기도에 따라 500만원 정도 상향 조정된다. 주인공의 테이블에 음료수가 놓여있으면 레벨 1, 음료수를 마시면 레벨 2, 음료수가 맛있다고 이야기하면 레벨 3정도 된다. 마셔보라고 권유하면 심의에 걸린다.
간접광고매출액은 2010년 방송법시행령 개정 이후 매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14년 8월까지 지상파 3사의 간접광고 매출액이 총 1000억 원을 넘어섰다.(새정치민주연합 장병완 의원 발표) 간접광고가 제작사의 수익 창구로 떠오른 이유는 우리나라 방송계의 열악한 제작 환경도 한몫 했다. 특히 외주 제작사는 해외 판권 선 판매를 통해 제작비를 충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케이블TV 프로그램은 제작비가 적게 들 것 같지만 반대의 경우가 더 많다. 한 방송 관계자는 "몇몇 검증된 인기 시리즈물을 제외하면 아무래도 시청률이 낮은 케이블TV 프로그램이 유명 연예인을 섭외하는데 더 많은 출연료를 주어야 한다"며 "모자란 일부 제작비는 PPL을 통해 재원을 충당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오관진 PD는 "방송 기획 단계에서부터 해당 프로그램은 소녀시대가 아니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단 그의 행복한 표정에서 이 말의 진정성은 느낄 수 있었다. 다만 결과론적인 의미의 순수성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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