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새로운 콘텐츠의 신선함이 제대로 빛을 발했다. ‘웹툰히어로 툰드라쇼’는 제목에서 알 수 있 듯 ‘웹툰’과 ‘드라마’, ‘쇼’가 결합해 ‘웹툰드라마쇼’가 ‘툰드라쇼’로 줄어든 것.
웹툰의 톡톡 튀는 개성이 화면에 그대로 옮겨지자, 신선함이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웹툰은 다양한 소재로 기발함이 돋보인 콘텐츠였으나, 대중이 매번 웹으로 찾아 봐야한다는 점에서는 전 연령대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다. 이번엔 웹툰작가들이 의기투합해 기획부터 출연까지 크리에이터로 참여했고, 그들만의 개성을 살리고 대중성도 높이고자 했다.
27일 첫 방송한 MBC에브리원 ‘웹툰히어로 툰드라쇼’(이하 ‘툰드라쇼’)에서는 무적핑크, 기안84, 김재한이 직접 구성한 ‘조선왕조실톡’과 ‘청순한 가족’, ‘내 남자는 육아도우미’가 차례로 전파를 탔다.
↑ 사진=툰드라쇼 캡처 |
이날 무적핑크가 “인생을 살다보면 별의 별 일이 다 일어난다. 이런 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 한다.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친구 추천을 했다”는 혼잣말을 시작하며 드라마는 시작됐다.
메신저로 대화를 건 정체불명의 사람은 세종대왕이었다. ‘조선왕조실톡’은 조선 시대에도 스마트폰이 있었다는 가정 하에 펼쳐지는 사극 드라마.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정사를 바탕으로, 각색이 더해져 이야기가 펼쳐졌다. 태종이 “세종은 고기 없이는 밥을 먹지 않으니 꼭 고기를 챙겨 먹여라”고 한 역사적 사실을 근거 하에 극중 세종대왕은 고기를 좋아하는 비만남으로 그려졌다.
또한 세종대왕이 일중독이었다는 역사실록 속 사실에 현대적인 요소가 가미됐다. 그는 집현전에서 한글 만들기에 열중인 학자들이 밤을 새며 일 하길 바랐다. 그러나 세종대왕은 무심코 접속한 sns에서 신하들이 노느라 ‘불금’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았고, 대노했다.
이후 세종대왕은 학자들에게 화를 낸 것이 미안했는지, 집현전 학자들이 모여 있는 단체 채팅방(우리말 만들기 프로젝트 TF팀)에 ‘밤새지 말고 퇴청들 하시오’라는 메시지를 보내 놨다. 이후 집현전에 가서 누가 있는지 확인하고, 책상 위에서 잠이든 학자에게는 안타까워하며 자신의 곤룡포를 덮어줬다.
그 다음날 잠에서 깬 학자는 곤룡포를 들고 인증샷을 찍어 단체 채팅방에 공유했다. 그는 세종대왕이 단체 채팅방에 같이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는, ‘주상께서 나 춥지 말라고 덮어줌. 누가 이런 거 덮어 달래? 집에 보내줘! 퇴근을 시켜달라고!’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세종대왕은 말없이 조용히 채팅방을 나갔다.
신하들은 메신저로 불만을 토로하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직접 세종대왕에게 “근로기준법을 지켜 달라”고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세종대왕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고기이기에,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신하들에게 고기를 하사했다.
‘조선왕조실톡’ 말미에는 PPL을 가장해, ‘세종지원-조선한우자조금’이라는 문구가 나와 소소한 재미를 부여했다.
조선 왕조 500년 역사상 중 가장 존경받는 인물은 단연 세종으로 모두가 알고 있다. 그는 백성을 나라의 근본으로 삼으며 이상적 정치를 실현하고자 백성들의 삶에 귀를 기울이는 성군이었다. 그러나 알려지고 부각된 면 이외에 세종대왕의 아주 시시콜콜한 인간인 면도 기록돼 있었다. 그 부분을 재밌게 픽션으로 살려낸 ‘조선왕조실톡’은 재미와 공감을 자아냈다.
‘조선왕조실톡’에 이어 방송된 ‘청순한 가족’, ‘내 남자는 육아도우미’도 웹툰 작가들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기획한 만큼 특유의 개성이 흠뻑 묻어났다.
웹툰과 드라마가 결합된 포맷이 생소하고 신선한 것으로 끝날 수도 있었지만, 첫 방송부터 그런 걱정을 깨끗이 날려버렸다. 웹툰이라는 탄탄한 콘텐츠가 방송과 결합했을 때에도 공감과 재미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방송이었다.
한편 '툰드라쇼'는 3명의 인기 웹툰 작가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각자의 코너를 기획, 출연까지 하는 새로운 장르.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40분에 방송된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