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헌의 이런 모습 오랜만이야~
엄정화, 또 한 번 눈물 쏙 빼게 하네~
웃음과 재미, 감동, 그리고 깨달음까지
영화 '미쓰 와이프'(감독 강효진)는 엄정화에 의한, 엄정화를 위한 작품이다. 웃기고 울리는 그녀의 장기로 영화 전체를 이끈다. 또 그녀를 받쳐주는 송승헌과 함께 최고의 케미스트리를 자랑한다. 재미와 감동, 깨달음도 있어 눈길을 끈다.
세상의 잘못된 일에 욕을 하지만 적당히 타협하며 잘 나가는 싱글 변호사 연우(엄정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일찍 여읜 그는 감성보다 이성을 우선시하는 인물이다. 그러던 그는 우연한 사고로 인해 하루아침에 남편과 애 둘 딸린 아줌마가 되어 버린다. 천상계의 실수로 먼저 올라오게 된 그가 인간 세상으로 내려가는 조건으로 한 달간 다른 사람으로 대신 살게 된 것. 여러 가지 일을 겪게 된 연우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 알게 되고, 변하게 된다. '미쓰 와이프'는 그 과정이 유쾌하고 감동적인 인생 반전 판타지 코미디다.
코웃음을 칠 수 있는 제목이고, 좀처럼 안 끌릴 것 같은 이야기다. 다른 사람의 몸을 빌려 깨달음을 얻는 이야기는 사실 싫증이 날 수도 있다. 하지만 '미쓰 와이프'는 실망감을 안겨주지 않는다. 오히려 반갑다. 웃음과 감동이 어우러진다. 크레딧이 올라갈 때 엄정화와 송승헌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알게 되는 관객이 많을 것 같다.
세련되고 멋진 싱글 변호사에서 하루아침에 추레한 아줌마가 된 연우를 연기한 엄정화. 갑작스레 가족이 된 이들에게 존댓말을 하며 경계하는 모습부터 웃음을 전한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황당하면서도, 싱글 변호사로 돌아가기 위해 그들의 가족인 척하는 엄정화의 연기에 웃음이 터진다. 자칫 어색할 수 있지만, 엄정화의 연기는 믿고 봐도 된다. 재미뿐 아니라 후반부 감동 요소는 초반 복선이 작용하는 바가 크다. 엄정화는 관객을 웃기고 울린다.
송승헌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멋지고 강한 역할 연기를 했던 그는 많은 걸 내려놓은 듯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를 펼친다.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 이후 웃음기를 싹 뺀 것 같았던 그는 오랜만에 살갑게 다가온다. 지질해 보이기까지 한다.
영화는 송승헌의 잘생긴 얼굴을 이용, "공무원이 쓸데없이 잘생겼다"는 등의 대사로 웃음을 전하기도 한다. 물론 멋진 외모가 한 몫 하는, 만화 같은 장면들도 꽤 있다. 엄정화가 실제로 반할 정도의 두근거림을 전한다.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가 이 정도로 빛날 줄 몰랐다. 아무리 이리 말해도 안 어울릴 것 같다고? 의심은 어느새 감동과 재미로 다가온다는 걸 느낄 관객이 많을 것 같다.
눈물 쏙 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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