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새들스티치. 마구와 안장을 만드는 전통 수공 박음질 기술을 말하는 단어. 한 명품 브랜드의 가장 중요한 기술인 새들스티치는 특정 도구와 훈련이 필요하다. 어렵게 만드는 만큼 견고함과 튼튼함을 자랑한다.
가수 새들스티치의 이름은 이 기술에서 유래됐다. 취미로 가죽 공예를 했던 그는 새들스티치를 자신의 활동명으로 정했다. 견고한 음악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기도 하다.
“가죽이 비싸서 많이는 못하는데 취미로 가죽 공예를 하고 있다. 일본에 유학을 갔을 때 가죽 제품에 관심이 많았다. 근데 너무 비싸서 한번 만들어보면 어떨까해서 독학으로 시작을 했다. 새들스티치는 바느질 기법인데 어감도 좋고 의미도 좋아서 사용하게 됐다.”
↑ 사진=새들스티치 제공 |
새들스티치는 케이윌, 아이유, 바비킴, 비, 장범준 등의 라이브 공연과 레코딩에 참여한 퍼커션 연주자다. 그는 지난 6월23일 자신의 첫 번째 EP ‘포코랜드’(Pokoland)를 발표했다. 첫 EP 앨범의 타이틀만 보더라도 퍼커션 연주자인 그의 색이 묻어난다.
“일본어로 북이 내는 소리를 ‘포코’라고 부른다. 그게 귀여웠고 놀이동산 느낌을 주기 위해서 ‘포코 랜드’라는 말을 만들었다. 이전에 아이리쉬 음악을 하는 바드라는 팀에서 활동을 했었다. 수록곡인 ‘포코 랜드’는 그 때 써놨던 곡인데 팀에서 나오고 제 앨범을 내면서 수록하게 됐다.”
국내에 흔하지 않는 퍼커션 연주자인 새들스티치지만 멜로디도 아닌 리듬을 만드는 타악기 연주자가 싱어송라이터로 변신하긴 쉽지 않은 일이다. 새들스티치도 연주자에서 싱어송라이터로 변신하는 뮤지션들에 비해선 불리하다고 인정했다.
“작곡을 배워본 적이 없고 멜로디를 내는 악기는 전혀 못한다. 그래서 곡을 쓰는데 있어선 멜로디를 만들어 내는데 불리하긴 하다. 제작 여건이 안돼서 제가 믹스, 마스터, 재킷 디자인까지 직접 하면서 힘들긴 했지만 스스로 앨범을 만드러낸 것이 굉장히 의미가 있긴 하다.”
그만큼 힘들게 완성한 앨범이다. 가수들의 레코딩에도 참여한 적이 있는 새들스티치기 때문에 본인의 앨범에서도 악기 레코딩에 신경을 쓰지 않았을까 했지만 오히려 전문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앨범 전체의 큰 그림을 봤다고 했다.
“세션맨으로 남의 앨범 녹음을 할땐 프로듀서가 있으니까 그들이 원하는 것에 맞추고 제 색을 내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하지만 제 앨범에선 정확하게 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은 내가 판단해야된다는 게 어려웠다. 다른 악기들은 제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큰 틀만 정해주고 연주자들에게 맡겼다. 앨범의 전체적인 그림만 보고 디렉팅을 했다.”
새들스티치의 EP 타이틀과 동명인 ‘포코 랜드’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월드음악을 듣는 것 같다. 특히 ‘포코 랜드’는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에서 연주자로 활약 중인 권병호가 참여해 눈길은 끈다.
“병호 형과는 각별한 사이다. 제가 바드에 들어가기 전 멤버였기도 하고 저도 병호 형 앨범 연주를 도와주기도 했다. 저희들 사이에선 어딜가도 항상 함께하기 때문에 주님이라고 부른다.”
“원래 월드 음악에 관심이 많았고 기회가 돼서 바드에서도 활동을 했다. 제 곡을 가지고 아이리쉬 음악이라고 할 순 없다. 아이리쉬 풍이라고 설명을 한다. 외국 사람들이 국악을 배워서 앨범을 냈다고 해서 진짜 국악이라고 할 순 없지 않냐. 퓨전이라고 생각을 하고 그런 분위기를 내보려고 했다. 아일랜드는 아직 못 가봤다.(웃음) 갈 기회가 있었는데 다른 가수의 투어랑 겹치면서 저만 못 갔었다.”
‘포코 랜드’가 퍼커션리스트이자 아일리쉬풍 음악을 했던 새들스티치의 전신이라면 타이틀곡 ‘안녕’을 비롯해 다른 곡들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그건 새들스티치가 앞으로 그릴 음악과도 연관되어 있다. 더불어 연주자와 싱어송라이터, 둘 다 놓고 싶지 않은 목표를 전하기도 했다.
“음악을 들을 때도 전반적인 장르에 구분을 안 하고 듣는다. 지금은 듣기 편한 음악을 하고 있기 하지만 전자 악기를 이용한 음악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 퓨전이 아닌 곡도 쓰고 싶다. 여러 가지 장르를 다 해보고 싶은데 천천히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가늘고 길게 가고 싶다. 나이 60~70세가 돼서도 음악을 하고 싶다.”
한편 새들스티치는 스노우아울, 기타리스트 문승찬과 구성한 셋 프로젝트라는 연주팀으로 오는 9월11일부터 13일까지 여수에서 버스커버스커 장범준과 이주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