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여행해도 괜찮아’가 불안한 청춘의 단면을 고스란히 그려냈다.
여행작가 겸 방송인 손미나가 젊은 청춘들을 향해 “여행해도 괜찮아”라며 위로의 선물을 건넸다.
10일 오후 방송된 tvN 시사교양프로그램 ‘여행해도 괜찮아’에서는 손미나와 함께 스페인으로 떠난 청춘들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날 제작진은 각자의 사정으로 한 번도 여행을 떠나지 못한 청춘들에게 해외여행을 선물하기로 했다.
프로그램의 수장인 손미나는 “기본적으로 해외여행에 가본 적이 없고, 실패해도 포기를 모르는 긍정적인 청춘에게 건네는 위로의 선물로 스페인 여행 티켓을 주겠다”며 15명을 선발 했다.
↑ 사진=여행해도 괜찮아 캡처 |
특히 면접에 참가한 정혜리 양의 사연은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신 이후 1남5녀의 장녀로 살았다. 엄마는 공사장에서 일하느라 내가 동생들의 엄마 역을 도맡아 하고 있다”며 가정사를 얘기하는 도중 눈물을 쏟았다.
이후 정혜리 양의 어머니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딸에게 고생을 너무 많이 시켜서 미안하다. 가정형편이 안 돼서 해외 한 번을 못 보내줬다. 이번 기회에 잘 갔다 왔으면 한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외에 만년 알바생 진주 양, 어머니의 병 수발 때문에 여행 한번 제대로 가보지 못한 슬기 양 까지 모두 스페인 행 티켓을 얻게 됐다.
이렇게 ‘여행해도 괜찮을까’ 늘 고민 하던 청춘들이 스페인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 여행을 기획한 손미나는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서 꿈이 없는 게 아니다. 20대가 돈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어느 나라를 가도 20대는 힘들다. 우리나라가 부모님으로부터 도움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길 뿐”이라며 “꿈을 가진 사람은 조건 없는 호의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이 여행의 취지를 밝혔다.
첫날 15명의 친구들은 스페인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첫 해외여행의 즐거움을 만끽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 사진=여행해도 괜찮아 캡처 |
진주 양은 숙소에서 손미나를 비롯해 같은 숙소에 머무는 친구들과 함께 대화를 나눴다. 그는 “면접에서 떨어질 줄 알았는데 이렇게 붙어서 스페인에 왔다. 하루가 빨리 지나가는 게 무섭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알바 생활과 집을 왔다 갔다 하는 게 반복될 것이다. 이런 여행은 내 생에 다시 오지 않을 것 만 같아서 두렵다”며 여행 와서 느낀 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진주 양의 고백은 비단 그만이 느끼는 불안함이 아니기에 시청자들의 씁쓸한 공감을 자아냈다. 매일 같이 알바를 하며 지내야하는 진주 양은 상황이 너무 힘들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여행해도 괜찮을까, 앞으로 이런 기회가 또 올까’라는 생각이 당연히 들었을 것.
극심한 청년 실업과 힘든 경제 상황으로 미래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이때, 청춘들에게 여행은 그동안 사치로 느껴졌다. ‘여행해도 괜찮아’ 친구들은 이번 여행을 통해 무거운 마음을 날려버릴 수 있을까.
여행은 자신을 되돌아보고 한 숨 돌릴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 이번 ‘여행해도 괜찮아’ 프로그램이 그들에게 마음껏 소리치고 많은 걸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모아진다.
‘여행해도 괜찮아’ 마지막 회는 오는 17일 오후 7시40분 방송될 예정이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