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B급의 감성을 제대로 살린 신개념 쿡방 ‘비법’이 새로운 탄생을 알렸다.
‘쿡방’이 즐비한 이 때에, 올리브TV 예능프로그램이 ‘비법’이 여타 프로그램과 어떤 차별점을 가져갈까 관심이 집중됐고 그들은 B급 방법을 택해 하찮고도 위대한 맛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13일 첫 방송된 ‘비법’에서는 다섯 명의 MC, 윤종신-김준현-강남-정상훈-김풍이 첫 만남에도 어색함 없이 ‘케미’를 발휘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 사진=비법 캡처 |
‘비법’은 매 화 방송에서 비법 전수자가 출연해 자신만의 레시피를 선보이고, 다섯 명의 MC 중 1명이 직접 요리해 현장에서 검증해보는 시간을 가진다. 출연자 다섯 명의 시식과 평가 후 투표를 통해 ‘비법 전서’에 등재하게 된다.
본인에게는 하찮은 요리법이 방송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 ‘위대한 비법’이 되는 프로그램으로 대국민 비법 전수라는 점에서 기존 쿡방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그동안의 ‘쿡방’이 전문 셰프 등의 요리 비법에 치우쳤다면, 이번 ‘비법’은 전문가의 요리 비법에 치우치지 않고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 속 방법들이 그려졌다. 또 MC들이 직접 비법을 전수 받아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도 시청자들과 공감할 수 있었다.
앞서 ‘비법’의 제작발표회에서 서승한PD는 “우리 프로그램엔 셰프들이 하나도 없다. 김풍도 무허가다. 그 이유는 요즘 요리 프로그램이 쉬운 요리를 표방하고 있지만, 내가 느꼈을 때 가장 쉬운 요리 프로그램은 과거 꼬마 요리사 노희지 양이 진행했던 프로그램으로 기억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노희지 양은 초등학생이어서 보는 사람이 쉽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쉬운 요리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설명을 쉽게 하는 것보다, 시청자들이 봤을 때 ‘저 사람이 하면 나도 할 수 있겠구나’ 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거기에 가장 신경 썼다”고 여타 요리 프로그램과의 차별성을 내세운 바 있다.
이날의 ‘비법’은 두 개의 비법소스와 하나의 B법으로 구성됐다. 인터넷방송 아프리카TV의 최지환 씨는 자신만의 비법으로 ‘숯불오삼불고기’를 만들었다. 이미 재료만으로도 B급의 향기를 풍기는 이 요리의 ‘비법’은 바로 숯불이 없이 숯불향을 내는 것.
숯불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숯불향이 나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의 비법에 따르면 이는 설탕과 참기름으로 연출한 것이었다. 팬에 설탕 1숟갈과 참기름 1숟갈을 넣어 연기가 날 때까지 볶아주고, 여기에 파와 양파 당근 등 채소들을 15초 간격으로 넣어 다시 볶아주면 자연스럽게 타는 향을 머금게 되는 것.
최지환 씨는 비법 전수자로 MC김준현을 택했고, 김준현은 비법을 홀로 전수받아 모두의 부러움을 샀다. 이 과정에서 ‘시어머니’ 김풍의 잔소리를 견뎌야 했지만, 그럼에도 요리를 완성시키는 실력으로 시선을 모았다.
이어 김풍은 B법의 진행을 맡았다. 그는 크림생맥주를 집에서 만드는 방법을 직접 설명했다. 3천원짜리 우유거품기로 만드는 크림생맥주는 정통은 아니었지만 나름의 기분을 내기엔 충분했다. 요리를 제대로 배워본 적 없는 5MC들은 물론 시청자들까지 재미있게 한번 따라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
윤종신은 제작발표회에서 “B급은 한 수 아래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 일 뿐이다. 요즘 매체는 초 메이저만 다루고, 조금 다른 것이나 소수가 좋아하는 걸 다루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비법’에서는 주류가 아닌 조금은 이상한 방법으로 요리를 하는 독특한 레시피들이 나온다. 나는 그런 문화를 좋아한다”며 “비주류를 좋아해서, 그게 주류가 되면 물러나는 편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B급 정서가 충분히 반영 된다”고 출연을 결심하게 된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그의 당찬 출연 포부가 무색하지 않게, 이번 프로그램은 B급과의 만남으로 한층 더 풍부한 맛을 내는 프로그램이 됐다. 어려운 재료를 사용하는 고급 레시피도 아니고, 이를 전수해주는 사람 또한 전문 셰프가 아니라 일반 시청자다.
셰프가 나와서 쉬운 재료로 요리를 멋지게 완성한다할 지라도, 으레 ‘셰프니까. 당연하지’라는 생각이 들 법하다. 그러나 이번엔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비법을 만들어내며 그 의미를 더했다.
‘쿡방’이 즐비한 시대, ‘비법’이 새로운 형태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지평을 넓히고,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비법’은 매 화 방송에서 비법 전수자가 출연해 자신만의 레시피를 선보이고, 다섯 명의 MC 중 1명이 직접 요리해 현장에서 검증해보는 시간을 가진다. 매주 화요일 오후 9시40분 첫 방송.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