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택 |
대리기사 A(46)씨를 폭행한 혐의로 피소된 배우 정운택(40) 측이 고소인의 거액 요구가 있었음을 재차 주장했다. 또한 고소인이 경찰 출신이라며 미묘한 분위기를 조성했다고도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앞서 A씨는 "내가 마치 그의 연예인 신분을 악용해 돈을 뜯어내려 협박한 파렴치범이 됐다"고 억울해하며 "정운택 측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던 터다. 또한 A씨는 "내가 과거 경찰서에 근무한 적이 있어 단순히 그것을 말했을 뿐이지 해당 사건과 아무 관련이 없는 이야기다. 나를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려는 정운택 측의 물타기"라고 격분했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정운택은 지난 7월 31일 밤(8월 1일 새벽) 논현동 교보사거리에서 A씨에게 전치 2주 상해를 입힌 혐의로 피소됐다. 경찰은 인근 CCTV와 현장 시민이 제보한 휴대폰 동영상 등을 조사한 결과, 정운택의 직접적인 폭행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경찰은 해당 사건을 상해 혐의가 아닌, 단순 폭행 혐의로 죄를 낮춰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정운택에게 갑자기 멱살을 잡혀 이리저리 끌려다니고 정강이를 차이는 수모를 당했다"며 "그와 합의할 마음이 전혀 없다. 이대로 처벌 받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운택 측과의 일문일답
- 당시 정황을 다시 한 번 정확히 설명해 달라
▶ 정운택은 지인들과 술자리를 하였고, 시간이 늦어지자 매니저를 먼저 귀가시켰다. 약 2시간 뒤 일산 집으로 가기 위해 서울 논현동 교보생명 사거리에서 택시를 타려고 했으나 승차 거부가 심했다. 약 40분간 길거리에 서 있던 상황에서 얼굴을 알아본 몇몇 사람이 '대가리 아냐?'라며 수근댔다. 뒤이어 휴대폰으로 촬영하는 것을 보게 되어 '사진을 찍지 말라. 찍은 사진을 삭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 어찌 됐든 물의를 빚었다. 피해자에게 했던 노력은?
▶ 물의를 일으킨 점 본인도 충분히 반성하고 있다.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 그래서 피해자가 고소를 한 그날 바로 강남경찰서로 달려가 성실히 조사를 받았다. 본인이 한 행동을 모두 인정한 상황이다. 다음날 피해자가 만날 의사를 보여 정운택 본인이 직접 찾아가서 피해 보상 및 사과의 뜻을 전하려 했다. 그러나 소속사 대표가 먼저 피해자를 만나 사과하고 피해자의 마음이 누그러지면 그때 그곳으로 오라고 했었다.
- 동영상이 공개됐다
▶ 피해자와 주고받은 메시지 상에서 이미 언급이 있었기에 각오했다. 정운택이 만취한 상태였던 건 맞지만 동영상 어디에도 정강이를 발로 걷어찬 장면은 없다. 또한 지나가는 시민을 차렷 자세로 세웠다는데 요즘 세상에 술취한 사람이 하라는 대로 따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동영상을 자세히 보면 한 분은 멱살을 잡혔고, 한 분은 뒷짐을 지고 있다. 나머지 다른 한 분이 촬영했다. 잘못은 당연히 처벌받아 마땅하지만 사실 관계가 부풀려 해석되는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 동영상을 보니 몸을 밀치고 (잘 보이지 않지만) 한 차례 뒷통수를 치는 장면, 위협적인 행동을 한 것은 맞더라
▶ 몸을 밀친 것도 맞고, 뒤통수를 친 것도 맞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다. 경찰 조사과정에서도 모두 시인했다.
- 피해자는 합의할 생각이 없다는 차원에서 '1000만원 2000만원을 달라면 줄거냐'고 한 것이지 그 돈을 진짜 요구한게 아니다고 주장한다
▶ 상식적으로 합의할 생각이 없는 분이 담당 경찰서에 본인 연락처를 주면서까지 가해자를 만나려 했겠는가 의문이다. 소속사 대표와 피해자가 만났을 때 그는 본인이 경찰 출신이자 지금도 OO경찰서에 동료들이 근무하고 있다며 크게 화를 냈다. 그러나 이후 소속사 대표의 거듭된 사과에 마음이 조금 누그러졌는지 그는 맥주를 주문하였고 약 2시간 정도 더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운택이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불러서 따끔하게 혼내주십시요'라고 하자 그는 "됐다. 그럴 필요 없다"고 해 소속사 대표는 감사와 사과의 말씀을 다시 전했다. 더불어 '피해 보상을 해드릴테니 합의를 해주시면 안되시겠습니까"라고 묻자 그는 "몇일 생각해 보고 결정하자"며 자리에서 일어 섰다. 소속사 처지에서는 당연히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 "기왕 봐 주시는 것 오늘 합의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라고 재차 부탁하였고, 그는 그제서야 1000만원을 요구했다. 2주 진단에 1000만원 합의금은 너무 가혹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돌아왔다.
- 피해자는 '대가리'라고 정운택을 약 올린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다른 이와 착각한 것인가
▶ 지금 상황에서는 그것이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사건은 정운택이 택시를 잡는 와중에 비틀대는 모습을 불특정 다수가 사진·동영상을 촬영하면서 시작됐다.
- 애초 상해 혐의로 고소했음에도 경찰이 단순폭행 혐의로 죄를 낮춰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대해서도 피해자는 의혹을 제기하더라
▶ 폭행은 사람의 신체에 대해 유형적 힘을 행사하는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고, 상해는 가해자가 상대방의 신체에 장애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즉, 가해자의 유형적 행동으로 인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하는 경우 상해지만, 이번 건처럼 병원 치료를 요하지 않으면 단순폭행으로 규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통상적으로 2주 진단은 상해죄보다 단순폭행죄로 규정하는 게 이상하지 않다.
- 고소인은 정강이를 세게 걷어차이고 멱살을 잡혀 2미터가량 끌려다녔다고 하는데 소속사는 경미한 폭행이라고 보는가
▶ 경미한 폭행이라고 한 적 없다. 단순폭행이라고 이야기 했다. 고소인의 주장대로 아스팔트 도로에서 2미터가량 끌려다니고 정강이를 수 차례 걷어찼다면 그것은 당연히 상해죄에 해당될 터다. 공개된 동영상에서도 나오듯 피해자 분의 멱살을 잡고 위협적인 행동을 한 것은 맞지만 경찰 조사 결과 직접적으로 신체를 중대히 가해한 흔적이 없었고, 실제 진단서 또한 2주가 나오지 않았는가. 이 때문에 경찰도 단순폭행죄로 죄명을 낮추어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물의를 일으킨 점은 깊이 반성하고 있다. 정운택 본인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법의 처벌을 달게 받을 것이다. 피해자분께도 사죄의 말씀 드리고 싶다.
다음은 고소인 반박 보도 : “협박 NO, 이유 없이 폭행당해”
"정운택인 줄도 몰랐다. 당시 그에게 이유 없이 질질 끌려다니며 폭행당했다." 배우 정운택(40)을 고소한 대리기사 A(46) 씨가 이처럼 반박했다.
A씨는 18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내가 마치 그의 연예인 신분을 악용해 돈을 뜯어내려 협박한 파렴치범이 됐다"며 "억울해 지난밤 한숨도 자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자신이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했다는 정운택 측 주장은 일부 오해가 있다는 해명이다.
A씨는 "소속사 대표가 찾아와 100만원 합의금을 제시하기에 '1000만원이든 2000만원이든 달라면 줄 것이냐.' 합의할 생각이 없다. 법과 정의대로 심판받게하겠다는 의지로 그처럼 말한 것이지 실제 그 금액을 요구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운택 측은 "택시 승차 거부가 심하던 와중, 인근에 몰려 대기 중인 대리기사 여러 명이 '대가리 XX'(영화 '두사부일체' 속 정운택의 캐릭터)라고 약을 올리며 무단 촬영을 감행, 이탓 실랑이가 벌어져 몸싸움이 있었을 뿐 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던 터다.
그러나 A씨는 이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른 이야기다. 정운택이 누군지도 몰랐기에 그를 놀린 적이 없다. 나 역시 귀가하기 위해 근처에 있다가 갑자기 멱살을 잡혀 이리저리 끌려다니고 정강이를 차이는 수모를 당했다"고 강조했다.
정운택은 2001년 영화 '친구'에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렸다. 이후 그는 '두사부일체' '뚫어야 산다' '보스 상륙 작전' 유감스러운 도시' 등 다수 영화와 드라마 '로비스트' '포세이돈' 등에 출연했다. 2002년 제3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 신인연기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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