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퇴마; 무녀굴’은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를 찍는 과정이, 선물이라고 생각이들 정도로 즐거운 만남이었기 때문이죠”
배우 유선이 영화 ‘퇴마; 무녀굴’(이하 ‘퇴마’)을 선물에 비유했다. ‘퇴마’는 공포 영화다. 극중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얽히고 싶지 않은 것에 얽매어 쉽지 않은 삶을 사는 금주 역할을 맡은 유선은 영화에 대해 얘기하며 고맙고, 즐거운 기억을 더 많이 떠올렸다.
↑ 사진=이현지 기자/ 디자인=이주영 |
“캐릭터에 대한 매력과 작품이 대본 완성도가 높아서 선택한 작품이다. 묵직한 역사와 설화가 펼쳐지지만, 짙은 모성애가 깔려있다. 공포영화지만 단순한 플롯이 아니라, 그 안에 캐릭터가 서있다는 게 좋더라.”
유선의 말대로 ‘퇴마’의 인물들은 각각의 캐릭터가 살아있다. 특히 금주는 딸에 대한 애정으로 더해 짙은 느낌이 들었다. 유선이 중점을 둔 곳 역시 모성애 였다. 딸을 출산 후 3년 만에 돌아온 스크린에서, 유선의 눈빛은 더 애틋해지고 깊어졌다. 아이가 생기고 난 뒤 그의 감성은 더욱 무르익은 듯하다.
↑ 사진=이현지 기자/ 디자인=이주영 |
하지만 유선은 작품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데 쉽지 않았다. 대본을 읽었는데 공포적인 요소 말고도 다루고 있는 얘기가 있다고 생각했고, 빙의를 해야할 뿐 아니라 풀어나갈 숙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유선은 “선뜻 쉽지는 않았지만 다른 배우가 한다고 생각하니까 안 되겠더라”라고 당시를 떠올리며 웃었다.
때문에 유선은 김휘 감독을 직접 만났다. 유선은 “감독 만나서 마음속의 부담이 풀리면 작품을 하고, 아니면 관둘 생각이었다.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작품에서 종교에 대해 불편한 마음이 들지 않기를 바랐다. 원래 종교가 크리스천이라 망설여지도 했고, 전반적으로 귀신에 씌이고 무속에 대한 방법 때문에 우려됐는데 어찌됐던 무속 퇴마를 전문가가 제시하고, 종교의 다른 점이 공존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그 균형이 맞는다면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퇴마’에서 금주는 자신이 처한 운명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한다. 딸 때문이다. 유선은 “실제 딸이 있는데 극중에서도 딸이 있어서 정신적으로 영향을 받을까봐 두렵더라. 김 감독은 이에 대해 평안하게 공감을 해주며 문제를 해결해 주더라. 대본도 균형 잡아주고 의견을 수렴해 줘 작품을 하면서도 수월하더라.”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금주가 ‘딸이 평생 무당 딸로 살아야 하지 않나’라고 하는 대사가 와 닿는다. 딸이 18개월 됐는데 보기만 해도 행복하고 신비롭다. 세상에 모든 아이들이 사랑스럽고 아이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겠더라. 촬영을 할 때도 조금 더 애정을 갖게 된다. 순간순간이 감사하다 즐기게 되고 주변도 돌아보게 된다.”
특히 ‘퇴마’ 배우들은 부산에서 촬영을 하는 두 달 동안은 부산에서 상주하면서 촬영할 수 있었다. 어린 딸을 둔 유선과 두 아이, 임신한 아내를 둔 김성균에 대한 김 감독과 제작사의 배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 어떤 감독도 하기 힘든 배려 아닌가. 말을 안 해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임해야 겠다는 마음이 절로 들더라. 남다른 돈독한 우정이 생겼다. 배우들의 가족들이 모두 함께 모여 밥도 먹고. 차예련의 언니와 형부, 김성균네 가족 뿐 아니라 우리 시부모까지 함께 밥을 먹을 정도였다.”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고, 그에 대해 안 좋은 소문도 돌지만 누구보다 딸을 위해 자신의 운명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금주라는 인물을 하기는 워낙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하고, 마음이 맞는 김성균, 차예련, 김혜성과 함께 하면서 유선은 안정된 연기로 한 장면 한 장면을 나타낼 수 있었다. 인물 감정이 흔들리지 않고 오롯이 이어지는 데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심적으로 어려운 과정이지만, 각오한 것보다 힘들지 않게 촬영에 임했다. 낯을 가리는 김성균도 금세 마음을 열었고, 차예련과 김혜성은 먼저 정말 편하게 해줘서 마음이 활짝 열리더라. 찰영을 하면서 오히려 힐링이 됐다. 좋은 팀과 즐거운 과정을 함께 해 행복한 마음이다. 마지막 촬영 때 케이크를 마주했는데 눈물이 나더라”
배우와 감독 스태프들이 하나로 뭉친 것이 작품에서도 여실이 드러난다.
“작품을 통해 관객은 스토리 라인 안에서 ‘운명’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내 윗대 한이 내려오게 된 것, 그리고 내 운명이 거스를 것인가, 아니면 극복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 선택을 하지만, 결국 운명에 대해 우리 내 한(恨)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까. ‘퇴마: 무녀굴’이 ‘운명’이냐고? 운명 보다는 선물 같다. 과정이 더 없이 소중했기 때문”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