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의 인기가 고공행진 중이고, MBC 월화드라마 ‘화정’도 배우 차승원이 하차한 뒤로도 걱정과 달리 흔들리지 않으며 나름의 선전을 하고 있다. 드라마는 웃지만, 유일하게 웃지 못하는 존재가 있다. 바로 드라마의 여주인공들이다.
지난 20일 방송된 ‘용팔이’는 시청률 20.4%(이하 닐슨코리아 집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방송분(18.0%)보다 2.4%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로 자체최고시청률이다. 올 상반기 미니시리즈 시청률 1위를 진작 갈아치운 기록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파죽지세인 ‘용팔이’이지만 여주인공 김태희는 시작 전부터 꾸준히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왔다. ‘용팔이’가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는 지금도 그렇다.
김태희는 지난 4회까지는 별다른 연기를 보여주지 않았다. 재벌가의 이해 관계 때문에 의도적 코마 상태에 빠진 캐릭터 한여진을 연기한 탓이다. 그가 누워있기만 한 것도, 별다른 연기를 보여주지 못한 것도 스토리 흐름 상 어쩔 수 없었지만 여론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한여진이 깨어나는 5회에 ‘김태희 뿌리기’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였다.
↑ 사진=용팔이 방송 캡처 |
하지만 5회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김태희의 연기력은 ‘꽤나’ 괜찮았다. 의식은 살아있으나 몸은 움직이지 못해 답답해하는 의식 상태를 표현한 것이나 김태현(주원 분)의 도움으로 깨어난 후 자신의 상황을 냉소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은 충분히 칭찬할 만했다. 파트너인 주원과도 잘 어우러지는 호연을 펼쳐 시청자들에 놀라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비슷한 격으로 ‘화정’을 이끄는 배우 이연희를 들 수 있다. 주인공 정명공주 역을 맡은 이연희는 첫 사극임에도 무난한 연기를 보이고 있고, 결코 ‘극찬’까지는 할 수 없으나 확실히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여주고 있다. 정명공주가 호소력 짙은 연설로 성난 민심을 잠재우거나 인조(김재원 분)와 전면으로 부딪히는 장면은 이연희의 배우로서의 역량이 확실히 한 뼘 자랐음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를 향한 평가는 차가울 뿐이다.
그럼에도 김태희와 이연희에 대한 대중의 평가가 비교적 ‘짠’ 이유는 이들이 끊임없이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바 있기 때문이다. 김태희는 2000년 CF로, 이연희는 2001년 SM엔터테인먼트에서 주최한 대회에서 수상하며 데뷔를 했다. 데뷔 이후 곧바로 연기를 하지 않은 것을 감안하고라도 꽤나 긴 연기 경력을 가진 여배우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전작들에서 경력은 고사하고, 배우로서의 역량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졸속 연기’들을 보여 혹평을 받았다.
↑ 사진=화정 방송 캡처 |
김태희와 이연희는 자신들을 향한 대중의 평가를 잘 알고 있다. 새로운 작품을 할 때마다 ‘발연기 논란’이라는 자극적 질문에서 벗어난 적이 없는 이들이다. 그렇기에 이번 작품들에 두 배우는 사활을 걸었다. 김태희는 작정하고 연기 공부에 파고들었고, 이연희는 사극에 도전하며 그간의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였다.
물론 아직 부족한 점은 많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잘 찾아가고 있는 이들의 뚝심에는 분명 박수를 쳐줄 만 하다. 또한 이들이 전작들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연기를 보여줬다고 해도 이번 작품들에서는 분명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 것은 확실하다. 자신들의 허물을 인정하고 이를 정면 돌파하고자 갖은 노력을 다하는 두 배우의 태도와 분명한 발전을 보인 연기력은 분명 인정해줄 만하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