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에 출연 중인 배우 안세하에겐 ‘천생 배우’라는 말이 떠오른다. 조각 같은 외모는 아니지만 어딘가 모르게 보는 이의 눈을 끌어들이는 마력을 지녔다. 하는 배역마다 딱 맞춤옷이다. 내추럴 본 신스틸러, 안세하를 위한 말이었다.
신기하게도 안세하는 한 번도 배우를 꿈꿔 본 적 없다고 했다. 오히려 가수지망생으로 2년간 매달리다가 결국 포기하고, 낙향하려던 순간 운명처럼 연기 제안이 들어왔다고.
“우연하게 연극 ‘비처럼 음악처럼’에 출연하게 됐어요. 그땐 병풍처럼 앉아서 코러스 넣는 역이었는데, 출연 한 달 만에 다른 배우의 방송 일정 때문에 공석이 났죠. 급한 마음에 제가 대타로 들어갔는데, 이후 선배들이 ‘연기해보라’고 권하더라고요. 그래서 배우가 됐어요. 제가 학교에서 제대로 배운 적은 없지만 현장에서 직접 부딪혀 배웠거든요. 지금의 삶이요? 굉장히 만족하고 있죠.”
↑ 사진=김승진 기자 |
신인다운 겸손한 말이었지만, 2013년 tvN 드라마 ‘우아한 녀’로 브라운관 데뷔 이후 그가 걸어온 길은 승승장구였다. MBC ‘투윅스’ ‘미래의 선택’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 ‘신의 선물-14일’을 거쳐 현재 SBS ‘용팔이’와 종편드라마 ‘라스트’에서 호연을 펼치고 있는 것. 몸이 두 개라도 모자를 만큼 바쁜 행보였다.
“작품 들어갈 때마다 ‘내가 언제 이런 작품을 하겠느냐’고 생각하면서 임해요. 또 언젠간 분명히 작품이 안 들어올 때도 있을 거란 명제 아래 마지막 작품처럼 연기하려고 하죠. 앞으로도 이 마음가짐만큼은 가져갔으면 좋겠어요.”
배우로서 꽉 찬 마인드 덕분일까. ‘용팔이’에서 사채업자 만식 역을 연기하며 주원을 버금가는 존재감으로 시청자에 눈도장을 받아냈다.
↑ 사진=김승진 기자 |
“애드리브가 거의 많았어요. 감독님이 제게 대사를 알아서 바꾸라고 허락하셨거든요. 사투리 연기요? 제가 원래 경상도 사람이라, 서울말 쓰는 게 오히려 제겐 연기예요. 하하. 만식이가 전라도에 온 경상도 출신 캐릭터라 두 곳을 오가는 사투리를 석 달 정도 연습했던 것 같아요.”
↑ 사진=SBS 제공 |
그뿐 아니었다. 실제 박쥐가 사는 지하도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 덕분에 지금의 ‘용팔이’가 나올 수 있었다. 촬영이 끝나면 신발 안에서 지렁이도 나오고, 목욕탕에서 7시간 살아도 찝찝할 정도의 환경이었지만, 주원, 안세하를 비롯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열의가 대단했다고.
↑ 사진=김승진 기자 |
“‘용팔이’가 이렇게까지 잘 될 거란 생각을 못했어요. 제가 잘될 것 같다는 작품이 있으면 꼭 성적이 저조한 징크스가 있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깨진 것 같아요. 만족도요? 99점이요. 앞으로도 주인공이랑 붙어도 전혀 안 질리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