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권인경 인턴기자]
러시아 총리가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를 방문한 것을 두고 양국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부총리는 반발하는 일본인들에게 차라리 하라키리(할복자살)를 하라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2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난 주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의 쿠릴 방문에 대해 반발하는 일본인들을 향해 “그들이 진정한 남자라면 전통에 따라 하라키리를 하고 조용해졌을 것”이라며 “지금은 소음만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정부 인사들이 쿠릴열도를 방문할 때마다 항의하는 일본 정부와 정치인들을 거친 어조로 비판한 것이다.
러시아 정부 고위 인사가 거칠고 자극적인 말로 일본을 비난하고 나서면서 양국 간 갈등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지난 22일 실효 지배중인 쿠릴열도 남부 4개섬 가운데 하나인 이투룹(일본명 에토로후)을 방문했다. 현지에서 열린 애국 청년 조직의 하계 수련 대회에 참석하고 러시아 정부가 추진 중인 쿠릴열도 개발 프로그램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메드베데프는 쿠릴열도 방문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웃인 일본과 친하게 지내길 원하며 일본에 대해서도 좋은 태도를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태도가 러시아 영토의 일부이며 사할린주에 속한 주권 지역인 쿠릴 열도 문제와 연계될 순 없다”고 주장했다 .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쿠릴을 방문해 왔으며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일본은 이달 말로 예정됐던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연기하고 일본 주재 러시아 대사를 불러 항의 서한을 전달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러시아와 일본은 홋카이도 서북쪽의 쿠릴열도 가운데 남쪽에 위치한 이투룹, 쿠나시르, 시코탄, 하보마이 등 4개 섬의 영유권 문제를 둘러
일본은 1855년 제정 러시아와 체결한 통상 및 국경에 관한 양자조약을 근거로 쿠릴 4개 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쿠릴열도가 2차 대전 종전 후 전승국과 패전국간 배상문제를 규정한 국제법적 합의(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등)에 따라 합법적으로 러시아에 귀속됐다며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