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세연 기자] 가수들에게 있어 앨범 재킷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앨범을 여러 버전으로 나눠 발매하는가 하면 사진을 사기 위해 CD를 구매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생겨날 정도다. 이는 사진 작가들의 비중 또한 중요해졌음을 시사한다. 최근 비스트의 앨범 재킷 사진에 참여한 이수진 사진작가를 만나 작업 과정과 숨겨진 노고,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들어봤다.
이수진 사진작가는 지난 7월27일 발매된 비스트의 여덟 번째 앨범 ‘오디너리’(Ordinary) 화이트 버전에 참여했다. 그는 비스트 외에도 개리, 투에이엠(2AM), 이효리, 비원에이포(B1A4), 다비치, 틴탑, 에이핑크 등 쟁쟁한 가수들의 재킷 앨범 사진을 찍은 경력의 소유자다.
앨범 한 장에 콘셉트가 추구하는 시각적 이미지를 다 담아낸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연차가 쌓이면서 점점 변화하는 그들의 내면을 끌어내는 것 또한 만만치 않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작업일 것. 이수진 작가는 최근 진행된 비스트와의 작업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A. “소속사에서 제 스케쥴을 먼저 확인하고 노래를 미리 들려줘요. 이후 조금 생각할 시간을 갖고 미팅을 하죠. 미팅 후에 서로 의견을 제시하고 괜찮다고 생각하는 시안을 작성해주는 편이에요. 저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작업을 하는 편이라서 포즈나 구도 등을 정리하는 걸 좋아해요. 머릿속에 정리가 돼야 체계적으로 작업이 이루어지기도 하고요. 미리 PPT로 다 정리를 한 후 그걸 소속사에 넘겨 준 다음에 다시 한 번 회의를 하죠.”
Q. 가장 맘에 들었던 작업은?
A. “팬들의 만족도가 가장 큰 앨범은 비스트 ‘굿 럭’(Good Luck) 화이트 버전이었어요. 솔직히 만족스럽다고 제 입으로 말할 작업은 없어요. (웃음) 다 완성되면 이상하고 부족한 부분만 보이는 게 사실이에요. ‘굿 럭’ 앨범이 팬들에게 만족도가 커도 좀 더 다양한 것들을 시도했으면 더 좋은 결과물이 나왔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은 항상 하죠.”
Q. 비스트 ‘오디너리’ 앨범은 두 가지 콘셉트로 진행됐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을 했나.
A. “솔직히 다른 버전의 사진작가가 신경 쓰이죠. (웃음) 이번에 촬영 전에 블랙 버전의 사진을 몇 컷 봤는데 너무 예쁜 거에요.(웃음) 경쟁의식이 드는 건 당연한 것 같아요. 저는 비스트를 어시스트 때부터 봐왔어요. 이후 ‘쎄씨’라는 잡지에서 준형이 화보를 찍었는데 소속사에서 제가 밝은 느낌, 여자의 마음과 팬심을 건드리는 그런 사진을 잘 찍는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이번에도 팬들이 좋아할 만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런 부분을 신경 썼어요.”
A. “일단 촬영이 진행됐던 수영장이 너무 더웠어요. 그땐 멤버들도 체력적으로 힘들어했던 것 같고요. 그 외에는 준형이 사진을 보면 민소매를 입고 촬영한 컷이 있는데 원랜 그 속에 흰색 반소매 티를 입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몸을 보여줘야 팬들이 좋아할 거라고 벗으라고 설득했어요. (웃음) 또 현승이의 경우엔 욕심이 많은 편이에요. 결과물이 잘 안 나온 것 같으면 포즈를 더해서 항상 다시 찍는 것 같아요. 다른 멤버들 역시 모두 열정이 넘쳐서 앨범에 실을 사진을 고를 때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편이에요. 그런 일들이 기억에 남네요.”
Q. 아쉬웠던 부분도 있을 것 같다.
A. “원래 이번 작업이 양양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몇 번 미뤄지게 됐고 결국 홍대에서 촬영했어요. 그 부분이 아쉽죠. ‘이번 촬영 콘셉트로 양양에서 진행했으면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A. “개리 씨요. 개리 씨는 진짜 ‘런닝맨’ 성격이랑 똑같아요. (웃음) 성격이 정말 아주 좋아요. 또 음악적인 부분에선 완벽주의자에요. 저한테도 노래를 계속 들려주고 어떠냐고 물어보시고 사진 같은 거도 보내주면서 이미지 추천도 해주시고. 좋았어요.”
Q. 어떤 작업에 참여했나. 숨겨진 일화가 있다면?
“작년에 발매된 ‘Mr.GAE’라는 앨범에 참여했어요. 사진을 속 연기가 실제 담배 연긴데 그거 때문에 좀 고생을 했죠. (웃음) 작년엔 뉴욕에서 함께 작업도 했어요. 제가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이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냈는데 마침 개리 씨가 미국 공연이 잡혀서 겸사겸사 찍게 됐죠.”
Q. 전체적으로 촬영하며 힘든 점은 없나.
A. “전체적으로 콘셉트 이해가 빠르고 포즈를 잘해주면 수월하게 진행되지만 그게 아니라면 힘이 빠지기도 해요. 촬영하면서 말을 계속해야 하니까요. (웃음) 하지만 그게 제 직업이고 할 일이니까 열심히 해야죠.”
안세연 기자 yeonnie88@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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