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아 |
가요계는 ‘제2의 이효리’를 찾아 헤매고 있다. 아이비, 서인영, 손담비를 위시해 여성 댄스 솔로 원탑인 이효리를 견제할 대항마들이 수도 없이 피고 졌다. 그럼에도 결국 남은 건 이효리뿐이었다.
하지만 그가 결혼 후 제주도에 정착하면서 예전만큼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가요계는 또 다시 이효리의 빈 자리를 채울 매력적인 솔로 여자 가수로서 가인과 현아를 자주 주목한다.
스타성 있는 댄스 솔로 여가수가 쉽게 탄생하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걸그룹 멤버들이 각 캐릭터마다 다채롭게 보여주는 매력을 혼자서 다 보여줄만큼 압도적인 역량을 지닌 인물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아와 가인은 소속 걸그룹에서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공교롭게도 글로벌 스타가 된 싸이가 선택한 두 여가수도 바로 ‘강남 스타일’의 현아와 ‘젠틀맨’의 가인이었다.
현아는 솔로 가수일 때 더욱 빛난다는 의견도 많다. 포미닛에서는 강렬하고 역동적인 무대를 보여주어 ‘걸 크러시’(여자가 여자에게 반할 정도로 충격을 받는다는 의미의 신조어)를 일으킨다면, 솔로 무대에서는 뭇 남성들의 심장을 저격한다.
‘잘 나가서 그래’로 어느덧 네번째 솔로 앨범을 발표한 그는 '체인지(Change)'를 시작으로 ‘버블 팝(Bubble Pop)’, ‘아이스크림’, ‘빨개요’까지 발표하는 곡마다 큰 이슈를 일으키며 승승장구했다. 장현승과의 프로젝트 듀오 ‘트러블 메이커’는 유튜브 조회수 5000만을 넘기며 아예 가요판을 뒤집어 놓았었다.
리한나, 리타 오라 등 현재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여자 팝 솔로 가수들의 뮤직비디오와 견주어봐도 현아의 음악 스타일·패션·퍼포먼스는 결코 그들에 뒤지지 않는다. 미국 LA에서 촬영한 '잘나가서 그래' 뮤직비디오를 본 세계 각지 팬들이 ‘현아앓이’를 고백하고 있다.
↑ 가인 |
사실 가인이 현아 보다 한 수 위다. 가인은 섹시 만을 표방하지 않는다. 주체적이고 당당한 여성. 유혹을 주도하는 여성이다. ‘금기’에 도전해 인류 역사를 바꾼 여성 ‘하와’를 통해 그녀의 노래와 퍼포먼스에 명분을 부여했다.
가인은 이 곡들 이전, 순수해서 오히려 '타부(금기)'의 선을 아찔하게 넘나들었던 ‘피어나’와 사람들이 말하는 자신과 스스로가 아는 자신 사이에서의 줄다리기를 담은 ‘진실 혹은 대담’, 그리고 이성 관계에서의 주도적인 메시지를 담은 ‘퍽 유(Fxxx U)까지 여성성이 가진 다양한 단면을 담아냈다.
한 없이 작고 귀여워 보이는 가인은 무대 위에서 누구보다 도발적인 눈빛과 퍼포먼스를 장착, 여성 솔로 브랜드로 롱런 중이다. 탄탄한 가창력까지 뒷받침 됐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이 점이 현아와 가장 큰 차이점일 수 있다. 단순히 '섹시 가수'가 아닌 절묘한 장르 선정과 충실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아티스트적 이미지로 수 많은 해외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현아를 무시할 수 없다. '보는 음악'의 즐거움을 아는 음악 팬들에게 완벽에 가까운 바디 라인과 자연스럽게 뿜어져나오는 '색기'는 확실히 현아가 앞선다. 그를 더 이상 국내용 가수로 여길 수 없을 정도다.
가인과 현아. 국내를 넘어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들은 더 ‘야해져도’ 더 ‘세져도’ 괜찮다. 보수적인 잣대로 그들을 바라 보면 세계에서 통하기 어렵다. 자신만의 매력으
※ 필자 '음악 좀 아는 언니'는 가요·팝·공연 등 장르를 넘나들며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엔터테인먼트업계 종사자다. 가죽 치마를 즐겨입는 그는, 거침없는 돌직구를 날리는 음악 평론가이기도 하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