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드라마의 반전은 시청자에게 큰 재미를 선사한다. 손승원은 최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너를 기억해’에서 ‘순수과학을 전공한 괴짜 같은 외모와 성격’의 최은복 역을 소화하며,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반전을 선사했다.
손승원은 최은복의 특수범죄수사팀 배신이 자신에게도 반전이었음을 털어놨다. 그 말 속엔 연기에 대한 열정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시놉시스에도 없던 이야기라 당황스러웠어요. 반전을 알고 있었다면 초반부에 좀 다르게 연기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죠. 반전에 대해서 감독님은 제 연기 흐름이 흐트러질까봐 일부러 이야기를 안 해줬대요. 그래도 그 반전 덕분에 제 후반부 비중이 커졌고 할 수 있는 게 많아져 좋았습니다.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도 촬영 전날 대본을 통해 알았어요. ‘내가 사람을 죽이나요. 감독님’ 하고 물으니 ‘그냥 그렇게 됐다’고 했어요.(웃음) 그래도 ‘너를 기억해’에서 이 장면을 잘 살리면 기억에 남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열심히 준비했어요.”
↑ 사진=김승진 기자 |
“액션연기도 사전 준비 없이 현장에서 바로 준비했어요. 첫 액션이라 긴장 많이 하고 부담도 많았지만 재밌었어요. 최은복이 배신하고 나서 다른 배우들은 저한테 욕을 많이 했었어요. ‘배신자’ ‘어떻게 이럴 수 있냐’ ‘감독님이랑 둘이 미리 짠 거 아니냐’고 말이에요. 어머니도 ‘왜 엄마한테도 미리 얘기 안했냐. 어떻게 숨길 수 있냐’고 들었어요.”
‘너를 기억해’는 인간의 결정적 시기에 대해서 다뤘다. 이현(서인국 분), 정선호(박보검 분), 이준영(최원영 분)은 모두 남들보다 훨씬 웃도는 지적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정적 시기에 어떤 일을 겪었느냐에 따라 프로파일러, 살인마가 됐다. 손승원은 자신의 결정적 시기를 통해 배우가 됐다고 소개했다.
↑ 사진=김승진 기자 |
손승원은 뮤지컬 ‘헤드윅’에서 최연소 헤드윅 역할로 무대에 서며 본격적인 연기활동을 시작했다. 윤도현, 조승우, 조정석, 김동완 등이 헤드윅으로서 연기력을 입증했다. 때문에 그에게 ‘헤드윅’은 잊을 수 없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뮤지컬 출신 배우들이 그렇듯 무대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있었다.
“맨 처음 ‘헤드윅’을 하게 됐을 때 ‘이제 욕 많이 먹고 배우 은퇴하겠다’ 싶었어요.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최연소 헤드윅 타이틀이라 따가운 시선이 있었거든요.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입원도 했었어요. 많이 힘들었지만 힘든 만큼 저에게 많은 것을 줬던 작품이었어요. 두 시간 반 동안 혼자서 대사와 노래를 해야 했거든요. 공연이 끝나면 탈진돼서 누가 말을 시켜도 들리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그만큼 해소감이 크고 ‘나 오늘 다 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많은 경험을 하고 성숙미를 지니게 되면, 다시 한 번 ‘헤드윅’으로 무대에 서고 싶어요.”
↑ 사진=김승진 기자 |
“저한테는 영광이고 감사한 일이예요. 얼마나 중기 형을 사랑하면 악성 댓글까지 달겠어요(웃음). 단지 중기 형만의 매력이 있고 저만의 매력이 있는데 제 매력을 보지 못할까봐 걱정이 될 뿐입니다. 하지만 연관검색어에서 한 가지 뺄 수 있다면 ‘송중기’를 빼고 싶긴 해요.(웃음)”
손승원은 KBS2 단막극인 ‘다르게 운다’의 류지한 역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드라마의 주연을 맡은 적이 없다. 아직 굵직한 작품은 없었지만 그가 ‘헤드윅’과 같은 작품으로 브라운관을 찾는다면 배우로서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의 펼칠 그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