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제가 못 생겼다기 보다는 다른 여배우들이 과하게 예쁜 것 아닐까요?”
솔직의 끝을 달리는 입담가가 나타났다. 배우 강래연이 소탈하고 ‘사이다’ 같은 화법으로 주변 사람들을 들었다놨다 했다. 유쾌한 돌직구가 SBS 주말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이하 ‘너사시’) 속 강나영과 싱크로율 100%였다.
“어떤 작품을 해도 ‘혹시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상상을 하면서 연기에 임해요. 그게 메소드 연기라고 생각하거든요. ‘너사시’ 속 강나영도 제가 많이 투영돼 있죠. 말할 때 ‘돌직구’를 던지면서도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있는 화법도 비슷하고요. 평소에도 친구들이 해결책을 구하면 담백하게 제시하는 편이거든요. 단도직입적이고 합리적인 걸 좋아해요.”
↑ 사진=곽혜미 기자 |
강나영과 동질감 때문일까. 드라마 초반 최원(이진욱 분)을 짝사랑하는 설정이었던 강나영이 후반으로 갈수록 존재감이 흐려질 뻔했지만, 강래연은 이를 되살렸다.
“학창시절 친구들 사이에선 누가 누구를 짝사랑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슈일 텐데 그런 얘기가 대본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 스스로라도 그 과거를 가지고 싶었어요. 그래서 애드리브도 많았고, ‘내가 너니까 원이 양보한다’라는 대사도 했죠. 감독님과 합의하에 캐릭터를 만들어갔죠.”
↑ 사진=곽혜미 기자 |
원작과 괴리에 대해서도 아쉬운 마음을 나타냈다.
“‘너사시’ 원작 인기가 장난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이 작품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 화교 친구들이 정말 크게 반겼죠. 그래서 그런지 조금 다르게 흐른 드라마가 많이 아쉽긴 합니다. 하지만 한국 정서를 고려했을 때 ‘대만 원작을 그대로 가져온들 달라졌을까’ 싶기도 해요. 다만 제 배역이 원작에서 별로 안 나왔는데, 한국판에선 존재감이 생겨 감사합니다. 하하.”
↑ 사진=SBS 방송 캡처 |
1998년 데뷔 이후 감초 캐릭터만 맡아온 강래연. 혹시나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대해 고민이 없었느냐고 했더니 ‘왜 없었겠느냐’며 손사래쳤다.
“항상 못난이 역만 해왔어요. 고민이 정말 많았죠. 그러다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를 봤는데 주연을 맡은 아델 엑사르쇼폴로스라는 배우가 그다지 예쁘진 않지만 미친 연기를 보여주더라고요. 만약 인형 같은 외모였다면 저런 연기가 부각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나도 성형하지 말아야지 다짐하게 됐죠. 근데 솔직히 제가 못생겼다기 보단 우리나라 여배우들이 너무나도 예쁜 거 아닐까요? 하하”
↑ 사진=곽혜미 기자 |
마지막으로 그에게 과거로 시간을 되돌린다면 다시 배우라는 직업을 택하겠느냐고 물었다. 주저없이 확신에 찬 대답이 돌아왔다.
“당연하죠. 같은 선택을 할 거예요. 아무것도 가진 것 없고 예쁘지도 않은데 배우가 된 건 천운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많은 사람 중에 하필 제가 배우가 된 것에 정말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