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만들어질 때부터 해외 진출이 목표인 개그 팀이 있다. 바로 ‘부코페’ 자체제작 공연팀인 ‘코스켓’ 팀이다. 제 2의 ‘옹알스’를 꿈꾸는 이들을 만났다.
지난 달 28일부터 31일까지 4일간 진행된 제3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 이하 ‘부코페’)에서 단연 화제가 된 팀은 바로 ‘부산바다상’을 수상한 ‘코스켓’팀이었다. ‘코스켓’팀은 ‘부코페’ 자체제작 공연팀으로 코미디 작가이기도 한 최대웅 부집행위원장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이번 ‘부코페’에서 처음으로 ‘굿바이 마이클조던’이라는 공연을 선보였다.
‘코스켓’은 ‘코미디 바스켓볼, 코리아 바스켓볼’을 줄인 팀명으로, 농구 프리스타일 장르와 개그를 접목한 공연을 펼치는 팀이다. ‘코스켓’ 팀을 위해 박강균, 이은호, 김도훈 세 개그맨과 감재바우, 강성호 두 프리스타일러가 의기투합했다.
↑ 사진=MBN스타 DB |
강성호(마크)는 팀의 막내로 농구 프리스타일 공연을 펼치다 선배 프리스타일러인 감재바우의 제안에 ‘코스켓’ 팀에 합류했다. 강성호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그야말로 새로운 도전이기 때문에 흔쾌히 ‘코스켓’에 합류했다. 네 달동안 쉬지 않고 연습했는데 보는 분들이 재밌어해주셔서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직 농구 프리스타일이라는 장르는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장르다. 화려한 ‘기술’이 근간이 되는 프리스타일과 개그의 접목은 신선한 도전이다. 동시에 넌버벌 퍼포먼스라는 점에서 해외 진출의 가능성도 지니고 있다. 공연은 애초부터 해외 공연을 염두에 둔 듯 오프닝과 클로징 소개 멘트 모두 영어로 진행됐다. 팀 유니폼에 새겨진 멤버들의 이름 또한 영어 이름으로 기재돼 있었다.
‘코스켓’의 탄생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최대웅 부집행위원장은 “‘부코페’가 내수시장 용이라는 지적을 들은 후 해외 진출을 위해 옹알스를 일단 밀어줬다. 그의 연장선상으로 ‘코스켓’을 만들었다.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도울 예정인데 일단 올해 10월 스위스에서 열리는 국제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펼치게 됐다”며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공연에서 ‘코스켓’ 팀은 농구공으로 큰 백지에 그림을 그려내거나 화려한 농구 기술로 묘기에 가까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한 멤버가 직접 농구공으로 변신해 코미디를 펼치기도 하고 관객을 직접 농구 묘기에 참여시키는 등 적극적인 관객 소통형 공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이에 대해 강성호는 “‘코스켓’의 가장 큰 장점은 프리스타일과 개그의 밸런스를 정확하게 맞춘다는 것이다. 사실 장르기 완벽하게 다르기 때문에 이의 접점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개그맨 형들이 프리스타일 기술을 우리로부터 배우고, 우리는 형들의 연기를 배우며 서로 접점을 찾아갔고, 이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나름대로는 두 요소를 모두 고루 갖춘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사진제공=(사)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조직위원회 |
‘코스켓’ 팀은 공연 후 “이번 공연을 위해 네 달 동안 쉬지 않고 노력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다는 걸 알고 있지만 더욱 피나는 연습을 통해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으로 해외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리의 목표는 해외 진출”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들은 암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소음이 제대로 차단되지 않는 열악한 공연장 상황에도 최선을 다해 한 시간 가량의 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물론 ‘코스켓’ 팀의 가야할 길은 멀다. 공연을 직접 본 관객들의 반응은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아직은 산만해서 집중하기 힘들었다”는 반응으로 나뉘었다. 프리스타일과 개그의 비율이 잘 맞기는 하지만 이 두 요소가 아직까지는 따로 논다는 느낌이 강했다. 프리스타일 농구가 우리나라보다 더욱 일반적인 해외에서 과연 ‘코스켓’ 팀의 공연을 보고 놀라워할지도 미지수다. 국내 프리스타일러가 많지 않아 대체자를 모집하기 힘들다는 것도 넘어야 할 산이다.
그럼에도 ‘코스켓’의 공연은 잠재된 가능성을 입증하기에는 충분했다. 넌버벌 퍼포먼스가 절실한 우리나라 개그 공연계에서 자체제작된 팀이라는 것, 언어의 장벽을 넘어 어필할 수 있는 개그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었다. 넌버벌 퍼포먼스로 전용관까지 개설한 옹알스의 뒤를 잇겠다는 포부가 대단한 ‘코스켓’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질 따름이다.
한편, ‘코스켓’ 팀이 공연을 펼친 ‘부코페’는 지난 달 28~31일 총 4일간 영화의 전당, 소향 씨어터, 예노소 극장 등 부산 곳곳에서 진행됐다. 내년에 열릴 제 4회 ‘부코페’는 총 10일의 축제 기간을 통해 다시 한 번 ‘코미디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