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가수 채연과 구하라, 스테파니, 현아 등 솔로 여가수들은 물론, 걸그룹까지 ‘섹시 콘셉트’를 강조하고 있다. 각자의 매력이 깃든 섹시는 좋지만, 줏대 없이 대중의 관심만을 끌고자 무작정 섹시 콘셉트를 시도한 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뿐이다.
솔로 여가수들에게 섹시는 잘 사용하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무기가 되며, 수위를 조절하지 못하면 대중의 손가락질을 받을 수 있는 무기가 된다. 남성의 섹시와 달리 여성의 섹시는 살짝만 몸을 흔들어도, 다소 짧은 퍼포먼스, 순간적인 표정에도 상대를 매료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남성의 섹시보다 여성의 섹시에 좀 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기도 한다. 즉, 굳이 노출을 하지 않아도 몸짓과 표정만으로 충분히 섹시함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
↑ 사진=MBN스타 DB |
또한 곡의 흐름과 뮤직비디오 상황, 무대 등과의 연관성 없이 무작정 벗고 자극적인 장면, 퍼포먼스의 연속은 가수 본연의 모습까지 흔들며, 너도 나도 섹시만을 외쳐 대중의 눈엔 ‘솔로 여가수 누구’가 아닌, ‘노출하는 솔로 여가수’로 기억될 수도 있다.
좀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솔로로, 오랜만에 컴백했다는 건 누구나 안다. 그러나 일말의 개성을 담지 않은, ‘너도 하니까 나도 한다’식의 단지 화제성을 위한 섹시 콘셉트만을 강조한다면 노래도 묻히고 가수도 묻히게 된다. 자신의 색이 없는 솔로 여가수들의 섹시 콘셉트 통일성은 컴백 전 각오만 번듯했을 뿐, 다른 솔로 여가수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하진 못하는 셈이다.
‘안봐도 비디오’로 컴백한 채연은 “사실 데뷔 초 섹시는 만들어진 거였다. 내가 하고 싶어 한 게 아니고 ‘섹시해야 한다’는 말에 척을 하다 보니 익숙해졌다. (섹시해야만) 좀 더 사람들이 집중해주는구나, 예쁘다고 해주는구나 생각하며 내게 맞는 걸 찾다보니 그게 익숙해진 것 같다”며 “이제는 그렇게 (섹시에 대해) 과하게 노력하지는 않는 것 같다. 내 안에서 우러나오는 걸 표현하고 싶다”고 전한 바 있다. 각오는 대단했지만 데뷔 초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섹시로 대중을 만났다. 다만, 전처럼 과하게 노력은 하지 않은 듯 하나 차이가 없는 섹시가 그저 아쉬울 뿐이었다.
평소의 발랄한 모습과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던 구하라는 ‘초코칩 쿠키’를 남성 댄서와의 끈적끈적한 퍼포먼스와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 등으로 섹시함을 강조했지만 밝은 이미지가 강한 탓인지, 섹시 콘셉트 소화가 부족했는지 2% 부족한 섹시함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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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가 겸 작가 하재근은 “여자 솔로 가수들이 섹시 콘셉트를 강조하고 노출하며, 자극적인 춤을 추는 건 천편일률적인 현상이다. 그래서 차별성이 없고 대중의 입장에선 피로감을 느끼기도 한다”며 “좀 더 자기만의 개성을 찾고, 뮤지션이니까 뮤지션으로서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솔로 여가수의 섹시 콘셉트는 어쩔 수 없이 대중성을 잡기 위한 무기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대중문화 및 음악평론가 성시권은 “가을과 겨울에 유독 발라드가 유행하듯, 여름하면 댄스이고 대중의 시선을 끌만한 게 노출이자 섹시 콘셉트이다. 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마치 시대적인 흐름 같은 것”이라며 “섹시 콘셉트에 대해 옳다, 그르다 할 순 없다. 대중들에게 퍼포먼스 등으로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가수로서의 자질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노출과 섹시로 관심을 끄는 건 좋지만 가수로서의 기본기가 탄탄해야만 함께 집중을 받게 된다. 가수로서 가창력과 퍼포먼스에 충실한 후 섹시 콘셉트 등은 부가적으로 선보여야 될 부분”이라고 의견을 보탰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