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그의 행보를 두고 ’금의환향’이라 한다. 프리랜서 선언 3년 만에 KBS 예능을 줄줄이 꿰찬 방송인 전현무를 두고 하는 말이다.
8일 KBS에 따르면 전현무는 이달 말 방송 예정인 KBS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 ’전무후무 전현무 쇼’의 단독 MC로 발탁됐다. 이뿐 아니라 7년 만에 개편하는 KBS ’해피투게더’에 합류, 유재석-박명수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전현무의 KBS 예능 프로그램 MC 발탁은 KBS 퇴사 후 이번이 처음이다. 상반기 인기리에 방송된 KBS 예능드라마 ’프로듀사’에 카메오 출연으로 KBS 진출에 ’워밍업’을 한 그는 자사 출신 출연금지 기간 3년을 지난 9월부터 제약 없이 KBS에서도 활약할 수 있게 됐다.
’친정’ KBS로의 화려한 입성은 일찌감치 예고됐다. 프리랜서로 활약해 온 지난 3년간, 전현무는 초반 예능적 캐릭터인 ’깐족’ 이미지를 뛰어넘어 그만의 색채를 공고히 해왔다. 혹자는 소속사(SM C&C) ’빨’이라며 그의 활약을 깎아내리기도 하지만 전현무가 그 자신의 능력으로 독보적인 영역을 개척해온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프리랜서 선언 직후 다수의 러브콜을 있는 힘껏 수용한 그는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쉼 없이 달렸다. ’K팝스타’(SBS), ’나 혼자 산다’(MBC), ’로맨스가 더 필요해’, ’수요미식회’, ’뇌섹시대-문제적 남자’(이상 tvN), ’히든싱어’, ’비정상회담’(이상 JTBC), ’주문을 걸어’(온스타일) 등 KBS를 제외한 지상파, 케이블, 종편 주요 방송사에서 활약, 대표적인 ’다작’ 방송인이 됐다.
그렇다 보니 여러 프로그램에서 다소 겹치는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했으나 방송인으로서 누구보다 영리한 그는 프로그램의 특성에 맞춰 그 자신을 바꾸는, 교묘한 팔색조 변주를 이어왔다.
또 자신의 스타일에 대한 대중의 호불호가 강하다는 점을 역으로 이용, 완급 조절을 해가며 시청자에 ’들이대는’ 모습으로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네가 싫다"는 ’이유 없는 안티’마저 두 손 들게 만드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전현무의 무대는 TV뿐만이 아니다. 현재 MBC ’굿모닝FM 전현무입니다’의 DJ로서 에너지 넘치면서도 진솔한 모습으로 대중과 소통, 동시간대 청취율 1위를 달성하며 뜻밖의 ’MBC 효자’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프리랜서 선언 후 행보는 수상으로도 이어졌다. 2014년 MBC 방송연예대상 버라이어티부문 남자 우수상에 이어 2015년 제51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 예능상까지 거머쥔 그는, 불과 4~5년 전 장래가 촉망되는 ’아나테이너’였던 자신의 포지션을 방송가가 원하는 ’전천후 예능인’으로 탈바꿈시켰다. 오롯이 실력으로 말이다.
이쯤 되면 KBS에 입성한 전현무의 활약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 KBS 내부에 부러움의 시선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나 시샘마저도 고개를 끄덕이게 바꿔버릴 ’위인’이 바로 전현무다.
방송인으로서 능력과 "초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라는 마음가짐, 얄미울 정도의 처세술을 지닌 전현무가 뛰어드는 ’친정’ KBS의 현실은 다수 아나운서의 퇴사로 아나테이너 부재 상황. 어쩌면 ’행운’도 그의 편인 듯 하다.
한편 ’전무후무 전현무 쇼’ 세부 내용은 아직 비밀리에 부쳐지고 있지만 제작진에 따르면 국내 지상파에서는 새롭게 시도되는, 이름 그대로 전무후무한 내용의 방송이다. 여기에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지닌 전현무의 조합이니 그야말로 쿵짝이 맞는 섭외라 할 만 하다. 방송은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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