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이야기는 시시콜콜 그렇게들 하시면서 왜 정작 먹고 사는 아니 죽고 사는 정치에 대한 이야기는 금기시하는 겁니까?"
가수 이승환이 정치 이슈 관련 발언 후 일부 누리꾼으로부터 받은 비난에 대해 그만의 방식으로 화답했다. 그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히며 우리 사회에 불통(不通)하고 있는 '상식'에 대한 환기를 촉구했다.
해당 글에서 이승환은 "자꾸 제게 정치하려고 그러냐는 분들. 상식에 어긋나는 일에 대해 제 상식을 얘기하면 정치인 하려고 그러는 거란 편협하고 조잡한 생각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겁니까. 정치인 단 한 명도 모르고 혹여라도 연락 오시는 분들, 다 정중히 거절합니다. (제 공연 티켓 부탁하시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제가 모든 것을 당당히 얘기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고 밝혔다.
이승환은 그동안 어떤 발언이나 공연으로써 자신의 정치색을 당당하게 밝히며 가요계 '소셜테이너'로 대표돼왔다. 지난해 발표한 정규 11집 '폴 투 스카이-先'에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곡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를 수록했으며, 최근에는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 관련 발언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노동조합이 쇠파이프로 공권력을 두드려 팼다. 그러한 불법 행위가 없었다면 대한민국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겼을 것"이라는 김무성 대표의 발언에 대해 "친일파 재산 환수하고 사자방(4대강 사업, 자원외교, 방산 사업)에 애먼 돈 쓰지 않았으면 소득 5만 불 됐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김무성 대표의 둘째 사위 마약 상습 투여 논란 관련해 "저희 아버지께서는 제게 '감기약도 조심하며 먹어라. 그것 가지고 트집 잡으면 어떡하냐'고 하시는데…"라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색깔론을 떠나, 이렇듯 정치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이승환의 발언이 '소신'이라 표현될 정도로, 용기 있는 행동이 된 세상이다. 정치는 이 사회 곳곳에서 우리의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그의 표현대로 '먹고 사는' 그리고 '죽고 사는' 이야기인데, 작금의 현실은 정치에 대한 건강한 토론이 불가능하다.
흠 잡을 데 없는 완성도를 바탕으로 한 깊은 몰입도로 수작(秀作)이라는 평가에도 불구, 시청률 면에서는 기존 정치 소재 드라마의 실패 사례를 답습한 것이다.
'어셈블리'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국회의원들이 그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온갖 음해와 모략, 술수를 벌이며 국회에서 싸움하는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한 참된(眞)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구치소에 수감됐다 풀려난 진상필이 싸움과 폭로 대신, 국민들에게 힘을 주는 좋은 법을 만드는 '진짜 정치'를 하겠다 나선 대목이다.
마치 '여의도'로 대변되는 국회의 실상을 TV로 고스란히 옮겨온 듯 보이지만 '어셈블리'는 드라마답게, 희망을 노래한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끝난 뒤 우리가 접하는 뉴스 속 어셈블리(assembly, 국회)는 여전히 참담하다. 정치 뉴스는 사흘이 멀다하고 국회의원들의 사건사고 및 가십으로 가득차 있다.
국회의원이 하는 일, 법 만드는 일에 대해선 누구도 관심이 없다. 오죽하면 드라마 '어셈블리' 속 진상필이 '배달수 법' 기자회견에서 출입기자들에게 "재미없는 이야기 해서 미안하다" 했을까.
아이러니다. 우리 삶과 직결된 문제인 정치인데, 이상하리만큼 관심이 없다. 지금도 4대강은 '녹조라떼'라는 오명을 받으며 흐르지 못한 채 신음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도 책임지는 이는 없는, 이것이 '현실'이다. 정치적 무관심은, 책 속에 존재하는 이론이 아닌 슬픈 현실이다.
'어셈블리' 한 시청자는 "드라마를 통해 국회 홈페이지에도 들어가보게 됐다"며 드라마를 통해 정치에 관심을 조금이나마 갖게 됐다는 시청소감을 남겼다. 현실에선 하지 못하는 속 시원한 이야기를 드라마로라도 더 많은 이들이 나눌 수 있었다면 좋았으련만, 5%의 마니아만을 남긴 '어셈블리'의 종영은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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