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고유의 색을 잃어가고 있는 EDM페스티벌에 대해 서울의 일렉트로닉 음악 레이블 ‘영기획’(YOUNG, GIFTED & WACK) 하박국 대표에게 물었다.
영기획은 지난 6월18일 3주년을 맞았고 서울의 언더그라운드 레이블로, 레이블 외에 미디어, 이벤트 기획,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등의 일을 겸하며 지금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영문은 브로드웨이에서 최초로 자신의 쇼를 올린 흑인 여성 작가의 연극 ‘투 비 영, 기프티드 앤드 블랙’(To Be Young, Gifted and Black)을 패러디 한 것이다.
칠웨이브(Chillwave), 비트 뮤직(Beat Music), 퓨쳐 R&B (Future R&B), 위치하우스(Witch House), 일렉트로 팝(Electro Pop) 등 다양한 장르의 음반을 20여 종 발매했고 2015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댄스, 일렉트로닉 부문에 두 개의 작품도 올렸다.
Q1. 현재의 일렉트로닉 음악 시장의 추세는 어떤가. 방송에 자주 등장해 너무 대중성을 얻다보니 일렉트로닉 음악 자체가 특징을 잃어가거나, 본연의 색이 달라지진 않았는가.
A. “한국의 일렉트로닉 음악 시장은 음원, 라이브, 파티, 페스티벌 정도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중 음원과 라이브는 몇 밴드를 제외하고는 시장이라는 게 존재하나 싶을 만큼 해당 장르를 즐기는 사람이 적다. 파티와 페스티벌은 규모가 커 보이지만 지속적으로 음악을 소비하는 층보다 유흥 또는 레저로 즐기는 이의 수가 더 많다. 영국의 BBC 라디오는 DJ가 직접 음악을 믹스해 방송할 만큼 일렉트로닉 음악에 대한 이해나 기반이 탄탄하다. 아직 한국에서 그 정도를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전보다 손쉽게 즐기는 이가 많아지는 것에서 가능성을 본다.”
Q2. EDM페스티벌은 많아지고 있지만 점점 특색은 없어지고 공연하는 DJ도 많이 겹치고 있다. 각 페스티벌마다 고유의 색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은데, 일렉트로닉 음악 레이블 대표로서의 의견은 무엇인가.
A. “국내 페스티벌은 해외 라인업 중심으로 움직인다. 페스티벌 고유의 색을 가늠하고 이를 소비할만한 층이 개발되어 있지 않다. 이 와중에 EDM이 뜬다고 하니 여기저기서 공연기획사가 끼어들어 연예인 위주의 EDM페스티벌을 만들어 더 그렇게 보이는 듯하다. 그 와중에도 국내에서 개발해 해외에 수출하는 5TADIUM 같은 페스티벌이 생겨나고 있다. 다양한 페스티벌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애정을 가진 기획자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 사진=영기획 홈페이지 캡처 |
A. “이는 해외도 비슷하다. 자극적인 EDM의 유행 후에 지금은 그보다 담백하고 오래 즐길 수 있는 딥하우스가 조금씩 인기를 모으고 있다. 본래 일렉트로닉 음악 신은 유행의 주기가 빠른 신이다. 다만 해외의 경우는 워낙 음악 마니아층이 방대하다보니 특정 장르가 유행하더라도 그 외의 장르를 꾸준히 즐기는 이들이 있다는 점이 다르다. 시간이 지나면 국내도 조금씩 이러한 문화가 자리 잡을 걸로 본다.”
Q4. 활동 중인 DJ도 매우 많지만 페스티벌에 나가는 이는 제한되어 있다. DJ마다의 색이 다르다지만 무엇이 이들을 분류하고 있는가.
A. “EDM 유행에 편승해 로컬 신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유명인 위주로 섭외하는 페스티벌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듯하다. 생각보다 다양한 DJ가 페스티벌에 출연하고 있음에도 해외 라인업 중심의 문화에서 부각되기는 쉽지 않은 탓이 크다. 아직 국내 DJ는 페스티벌에서 영향력이 크지 않다. 그 와중에 셀럽들이 DJ를 하며 대중들의 관심 역시 그에 먼저 가곤 한다. 그럼에도 언더그라운드에서 직접 파티를 기획하며 꾸준히 마니아를 늘리고 있는 이들이 있다. 언젠가는 그들이 헤드라이너 자리에 설날이 있을 거다.”
Q5. 특색이 사라지고 있는 EDM페스티벌에 대해 지적할 부분이 있다면.
A. “한국은 쏠림 현상이 심한 나라다. 몇 개월 전만 해도 치즈 등갈비 집이 골목마다 들어섰지만 그중 몇 점포나 살아남겠는가. 비슷한 EDM페스티벌이 우후죽순 생기는 것 역시 시간이 지나면 정리 될 걸로 보인다. 정리되는 와중에 기존에 문화를 일궈온 이들까지 함께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지만.”
Q6. 위에서 지적한 부분에 대한 해결책이 있다면.
A. “시간이 흐르고 투자를 하는 이들과 소비하는 이들이 자신이 몸담는 문화에 좀 더 관심을 갖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구체적인 해결책을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듯하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