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총 참석인원 9685명, 마스터 클래스 2회, 핸드프린팅 3회, 특별토크 1회, 오픈토크 7회, 야외무대인사 34회, 아주담담 4회, 야외무대공연 3회, 관객과의 대화(GV) 353회, 기자회견 10회. 10일 간의 축제, 제 2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영화제 기간 동안 부산 일대를 들썩였던 부산국제영화제 10일 간의 기록을 정리해보았다.
◇10.1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이 개최됐다. 20주년을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는 20살이라는 나이에 걸맞게 더욱 성숙해졌다. 개막식 당일, 바람을 동반한 비가 내려 날씨는 좋지 않았다. 하지만 날씨는 영화제 시작에 그 어떤 제약도 되지 못했다. 관객들은 비를 맞는 열정을 보이면서 배우들과 좀 더 가까이서 만나기 위해 노력했다.
개막식에는 최근 영화에서 사랑받은 배우들부터 앞으로 개봉을 앞둔 배우들, 해외에서 한국을 방문한 스타들까지 화려한 라인업을 구축해 레드카펫을 수놓았다. 이날 개막식에는 배우 송강호가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이어 사회를 맟았고, 아프가니스탄의 배우 마리나 골바하리가 그와 함께 했다. 매번 레드카펫의 화제가 될 만한 ‘노출 드레스’는 크게 보이지 않았으나, 그랬기에 더 아름다운 레드카펫의 향연이었다.
◇10.2
부산국제영화제의 막이 오르고, 본격적인 영화제 일정들이 시작됐다. 이날은 특히나 야외무대인사 행사가 열린 비프(BIFF)빌리지의 열기가 가장 뜨거운 날이었다. 개봉을 앞둔 ‘비밀’ ‘특종: 량첸살인기’ 그리고 이미 개봉해 관객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던 ‘무뢰한’ 주연 배우들이 관객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날은 ‘암살’로 천만 관객이라는 기록을 달성한 이정재의 오픈토크가 이어졌다. ‘잘생김’이 묻은 배우라는 수식어와 딱 어울리는 그의 빛나는 외모는 현장에 있던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특히나 약 한 시간가량 이어진 긴 토크에도 이정재는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으며 팬들과 소통하는 팬서비스를 선보였다.
◇10.3
바야흐로 유아인의 전성시대를 부산에서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날이었다. 이날도 전날인 2일과 마찬가지로 야외무대 인사가 이어졌고 갈라프레젠테이션의 시사 및 기자회견이 있었다. 그 중 가장 돋보였던 무대는 유아인의 오픈토크였다.
유아인은 천만 영화 ‘베테랑’에 이어 최근 개봉한 ‘사도’에서까지 관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그야말로 한국 영화계의 대세가 됐다. 그런 그가 부산에 나타나자 관객들은 일제히 “유아인”을 외치며 열정적으로 오픈토크에 임했다. 특히 유아인의 생일인 6일을 기념하기 위해 팬들과 직접 케이크를 나눠먹으며 그는 대세의 화려한 부산 일정에 정점을 찍었다.
◇10.4
영화제가 계속되면서 부산을 찾은 관객들도 조금은 지칠 법도 했지만, 영화에 대한 그들의 열정을 절대 식지 않았다. 4일에 해운대 비프빌리지에서 계속된 야외무대인사는 강렬한 햇빛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개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글로리데이’ ‘성난 변호사’ ‘소수의견’, 전도연의 오픈토크까지 배우들을 가까이 볼 수 있는 무대인사는 주말의 마지막 밤을 장식하기 충분했다.
◇10.5
부산국제영화제에 레드카펫뿐만 아니라 ‘스타로드’라 불리는 또 다른 곳에서 스타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날 스타로드에는 전년에 비하면 화려하진 않지만, 관객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배우들의 라인업이 준비돼 있었다. 이번 스타로드에는 한동안 공식적인 자리에 오르지 않았던 이태임의 드레스 패션과, 가장 화제가 되는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 디오가 참석해 스타로드를 빛냈다.
이날 스타로드에는 걸그룹 카라의 멤버 규리와 배우 김주리의 드레스가 겹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여배우의 드레스가 한 장소에서 동시에 등장하는 경우는 종종 일어나는 일이었기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진 않았다.
◇10.6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약 353회를 기록한 관객과의 대화(GV)가 있었다. GV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초청작을 관람하고, 그 영화에 출연한 배우 그리고 감독과 영화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이에 해운대 일대에 있는 영화관들은 영화제 기간인 1일부터 10일까지 영화를 따로 상영하지 않고 GV일정을 상영했다.
특히 6일에 진행된 문소리, 박해일, 안성이 주연의 ‘필름시대사랑’ GV 현장에는 야외무대인사 못지않은 사람들의 방문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배우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과 직접 영화에 대해 묻고 답하는 시간은 관객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10.7
부산국제영화제에는 관객들과 게스트, 관계자들이 보다 영화제를 편하게 즐기게끔 도와주는 자원봉사자들이 존재했다. 셔틀버스구간부터 각 영화관, 영화의 전당 등 부산국제영화제가 펼쳐지는 곳곳에 배치된 이들은, 남몰래 땀 흘리며 영화제에 큰 힘을 보태주었다. 뿐만 아니라 단기 스태프, 경호원, 영화 관계자 등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부산국제영화제가 원만히 흘러가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에 대해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폐막식 기자회견을 통해 “영화제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 해외에서는 우리 자원봉사자들을 보고 ‘영화제의 꽃’이라고 표현했다. 아직은 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미숙한 부분이 있지만, 이들이 없이는 영화제가 운영되기 힘들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10.8
폐막 이틀 전인 이날에는 폐막작 ‘산이 울다’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개막작 ‘주바안’이 화려한 영상미와 노래로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면, 폐막작 ‘산이 울다’는 잔잔한 내용으로 차분히 관객들을 이끌어 부산국제영화제를 차분히 마무리 지었다.
뿐만 아니라 이날은 부산에 관객들의 호응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스타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먼저 최근 아이를 얻은 지성이 임상수 감독의 영화 ‘뱀파이어는 우리 옆집에 산다’로 컬러 오브 아시아-마스터스 프로그램에 참석하게 됐다. 좌석은 물론 매진이 됐고, 지성의 등장에 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어 이날 ‘돌연변이’ 주연 배우들의 무대 인사와 야외상영 일정이 진행됐다. 지성의 방문과 더불어 박보영, 이광수, 이천희의 무대인사에서 또 다시 한 번 부산 팬들의 영화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10.9
‘책받침 여신’ 소피 마르소가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했다. 이날 소피 마르소는 가장 먼저 한국에서 진행한 공식 기자회견 일정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세월이 야속하게도, 과거 책박침 여신의 모습과 같은 외모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영화제를 통해 소피 마르소는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남다른 소회를 드러냈다.
기자회견에 이어 오픈토크에 참석한 소피 마르소는 그를 향한 사랑을 증명했다. 오픈 토크 중간에 해운대에 울린 방송에도 웃음으로 화답하는 센스를 보였다. 또 이날 오픈 토크에 참석한 한 팬은 소피 마르소를 위해 직접 불어로 적은 플랜카드를 자랑했고, 준비해온 불어로 그에게 말을 걸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웃음 자아냈다. 국내 배우뿐만 아니라 해외 배우들 중 단연코 돋보이는 야외무대 행사였다.
◇10.10
그렇게 10일간 영화인, 관객들을 풍족하게 만든 제 2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이날 진행된 폐막 기자회견에서는 강수연,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지난 10일 간의 일정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부산국제영화제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강수연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의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에 대해 “예산은 항상 부족하다. 풍족한 예산으로 이끄는 영화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매년 예산 문제로 영화제가 흔들리면 안 된다. 독자적인 힘을 가져야한다”며 “시의원 그리고 영화인, 스폰서와도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관 공동집행위원장은 “20년간 정치적 개입도, 성장통도 있었다. 그럼에도 20주년을 맞았다는 건 그만큼 가능성이 있었다는 것이다”라며 “힘들었던 20년이 앞으로의 10년을 탄탄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