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영화 ‘더 폰’은 1년 전과 현재를 오가며 급박하게 상황이 진전되는 작품이다. 현재와 과거가 맞물리며 상황과 인물들의 관계 또한 변하게 된다.
동호(손현주 분)는 협박성 글이 담긴 익명의 편지를 받다가 제약회사로 이직을 한다. 회식을 한다고 아내(엄지원 분)의 전화를 못 받게 되지만, 집에 오니 아내는 살해 당한 상태다. 범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쉽사리 잡히지 않은 채 1년이 지나면서 극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아내에게 수신을 가능하지만 발신은 불가한 휴대전화로 동호는 현재를 바꾸기 위해 온몸을 던진다. 하지만 상황은 엮이고 엮여 결국 자신이 범인으로 몰리게 되는 최악의 사태까지 이어지고 만다.
‘더 폰’은 극이 빠르게 진행 돼 긴박하고 초조하다. 사건이 엮이고 엮여 범인이 누군지 알면서도 극을 지루하지 않게 따라갈 수 있다. 덕분에 상황이 어떻게 풀릴지 역시 가늠하지 못한다.
특히 ‘더 폰’은 딸바보에서 가정을 지키는 가장의 듬직한 손현주의 모습에서 분노에 찬 눈빛, 서글픈 표정이 압권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과 구석으로 몰리는 입장에서, 손현주는 표정 만으로 극의 분위기를 바꾼다.
숨 가쁘게 달릴 뿐 아니라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말끔한 아버지에서 수염이 덥수룩하고 초췌한 모습, 아내를 살리려는 절박함까지, 손현주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지만, 말이 되는 상황으로 이끌고 간다. 극 중 손현주가 “말도 안 되는 상황이지만 말이 돼”라고 하는 말은 ‘더 폰’에도 딱 어울리는 대사다.
뿐만 아니라, 사랑스러운 아내에서 이지적인 의사까지, 극한 상황에 몰려도 지혜롭게 상황을 만들어가는 엄지원이나, 아무리 악하고 무서운 모습이라도 ‘딸을 위해’라는 마음이 극의 중심을 잡게 만드는 배성우의 모습은 ‘더 폰’이 가진 힘이다.
또, 조달환, 황보라, 황석정과 딸 경림 역의 노정의의 활약도 극을 즐기는 요소다.
화려한 장치 없이 휴대폰과 시간 만이라는 장치로 무한한 상상력을 만들어 내는 신인 감독 김봉주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22일 개봉.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