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규한에게 ‘애인있어요’는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다.
1998년 드라마 ‘사랑과 성공’으로 데뷔 후 ‘카이스트’, ‘내이름은 김삼순’, ‘케세라세라’, ‘그대 웃어요’, ‘내마음이 들리니’, ‘가족의 탄생’ 등 다수의 작품에서 활약한 이규한이지만 배우로서 진짜 주목받게 된 작품은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간의 필모그래피를 얕게 보는 게 아닌, ‘애인있어요’에서 보여주고 있는 활약이 그만큼 엄청나다는 의미에서다.
15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SBS 탄현제작센터에서 진행된 드라마 ‘애인있어요’(극본 배유미/연출 최문석) 기자간담회에서 이규한은 “그동안 내가 얼마나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었는가를 느끼게 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규한이 맡은 극중 백석은 중학교 첫사랑 독고용기(김현주 분)의 모습으로 돌아온 기억 잃은 도해강을 4년간 품으면서 지켜주고 있는 멋진 캐릭터다. 소신과 능력 있는 변호사이자 가정을 이끌어가는 든든한 맏형이자 가장이면서도, 연인에게는 순애보와 상남자 기질을 동시에 보여주는 완벽에 가까운 캐릭터다.
백석을 보다 빛나게 하는 데는 이규한의 팔색조 연기가 큰 몫을 한다. 이날 이규한은 “그동안 얄밉고 얍삽하게 하는 역할이 잘 됐었는데 처음으로 멋있는 역할이 잘 돼서 기쁘다. 좋은 이미지를 남길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기분 좋은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극중 코믹과 진지 사이를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연기에 대해서는 “실제로는 내성적인 성격이라 최대한 역할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춤 추고 노래 부르는 설정에선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연습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줄곧 코믹스럽고 까부는 캐릭터를 많이 했었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느끼는 건, 내가 나이가 차면서 철 들어가고 있구나 싶다”며 “현장에서 그런 연기 하는 게 살짝 창피하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고 너스레 떨었다.
‘애인있어요’를 통해 연기적으로도 한층 깊이있어진 데 대해 그는 “연기를 정말 잘 하시는 선배님들과 하면서 내가 그동안 얼마나 정체되어 있었던가. 모자랐던가를 느낀다”며 “나에게는 여러 부분으로 좋은 걸 느끼게 해주는 현장인 것 같아서 좋다. 현장 가는 게 전혀 피곤하지 않고 좋다”고 말했다.
또 18년 만에 작품에서 다시 만난 김현주와 연인으로 호흡을 맞추는 데 대해서는 “누나가 편하게 바라봐주시는데 기장되더라”며 “그 긴장고 설레임이, 극중 상대를 바라보는 데 좋은 자극이 된다”고 덧붙였다.
‘애인있어요’는 기억을 잃은 여자가 죽도록 증오했던 남편과 다시 사랑에 빠지는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와 절망의 끝에서 운명적으로 재회한 극과 극 쌍둥이 자매의 파란만장 인생 리셋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로 매주 토, 일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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