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특종: 량첸살인기', 일생일대 특종인줄 알았으나 오보 날린 기자 허무혁 役
"어렸을 때 거짓말 등 잘못 많이 했죠"
"격투신 때 다쳐서 병원行…마음대로 안 되네요"
"다음 작품이 궁금한 배우가 됐으면 해요"
과거를 떠올려 보면, 한 번쯤 수습하기 힘든 잘못을 저질렀던 때가 누구나 있지 않을까. 굳이 큰 사건이 아니어도, 사소한 거짓말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경험 말이다. 영화 '특종: 량첸살인기'(이하 특종, 22일 개봉)로 기자에 도전한 배우 조정석(35)도 "어릴 때 사소한 거짓말을 많이 해 혼난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커서는 딱히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릴 때는 참 많았죠. 태권도장을 다녔는데 관장님이 너무 무서워서 빠지고 오락실 갔던 적이 있어요. 안 갔다고 거짓말도 하고, 여러 가지 잘못한 게 많았죠.(웃음)"
성인이 되어서는 의도치 않게 자신이 말한 의미가 잘못 전달된 경우가 있었다. "내가 말한 게 다르게 받아들여져 난감한 적이 있어요. 괜히 수습하려면 이상하니깐 놔뒀는데 일이 점점 커지기도 했죠. 나중에 제대로 된 의도도 밝히고 해명해야 했던 적이 있어요."
특종인 줄 알았는데 오보, 그 오보를 감추려고 거짓말을 하고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는 상황. 영화 '특종'의 줄거리다. 극 중 조정석이 맡은 방송기자 허무혁은 상상을 초월할 상황에 맞닥뜨린다.
우연한 제보로 살인 용의자의 집에 들어가 메모를 가져와 보도, 특종기자가 됐다. 하지만 그건 '량첸살인기'라는 중국 소설가가 쓴 한 글귀였을 뿐이다. 오보라는 사실을 깨닫고 바로 잡아보려 하지만 방송국은 난리다. 특종을 터트려 시청률이 오르고 전화 불통, 홈페이지 폭주, 팀장-부장-국장 모두가 환호한다. 그런 상황에 휩쓸려 진실을 밝히지 못한 채 오히려 더 큰 특종에 대한 압박이 이어진다. 지루하고 따분한 기자 이야기겠거니 했다면 오산이다.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조정석은 "시나리오 읽는 맛이 굉장히 좋았었다. 퓨전 파스타 같은 맛?"이라며 "전작에서 셰프해봤다고 또 이렇게 표현이 된다"고 웃었다. 그러다가 역대 작품 중에 기자를 소재로 한 영화가 잘된 경우가 없다고 하자 웃음기를 거뒀다.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그런 사실은 전혀 몰랐어요.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웃음). 그래도 '특종'은 기자라는 역할보다 한 남자가 거짓말을 해가면서 계속 이어지는 상황들이 재미있었어요. 기자 이야기라는 느낌은 딱히 못 받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기자 역할을 맡아야 했기에 TV 뉴스 보는 건 필수였다. 말투나 뉘앙스, 악센트를 연구했다. 그는 "스튜디오에서 말할 때, 자료화면이 나올 때, 현장 톤이 다 다르더라. 뉴스를 많이 보면서 연습도 많이 했다"며 각기 다른 상황에서의 리포프하는 연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특종'은 조정석의 애드리브 같은 혼잣말과 대사가 웃음을 주기도 한다. 혹자는 '건축학개론'의 납득이가 생각날 것도 같다. 조정석은 "몇몇 장면에서 애드리브가 있다"고 인정했다. 제보자의 인상착의를 설명하는 신 등 누구라도 생각했을 장면들에서 그의 '끼'가 고스란히 담겼다. 하지만 "날 보고 애드리브 많이 하는 배우라고 인식하는데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다"라며 "그 상황에 충실해 그 사람이라면 그럴 것 같다고 생각하기에 대사를 하는 것뿐이다. 그렇게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정석은 '특종'을 찍다가 다치기도 했다. 후반부 범인과 싸우는 장면에서 대치하다가 팔을 다쳐 응급실에 실려 가 치료를 받아야 했다. "상대 때문에 다친 건 아니고요(웃음). 근육에 염증이 생겼대요. 극도로 흥분된 상태에서의 액션이라서 갑자기 그렇게 됐던 것 같아요. 근육이완제도 바르고 뿌리기도 했는데 제 마음대로 안 돼 다쳤어요. 지금은 괜찮아졌죠."
뮤지컬 배우로 이름을 알리다가 영화계로 넘어온 지 3년 만에 원톱 주인공을 맡게 된 조정석. 최근 주인공으로 나선 작품 모두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나은 편이라고 하는데 조정석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흥행 실패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도 있을 것 같다고 하니, 그는 "특종이 잘 돼야 뭐라고 답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그러면서도 "'다음 작품이 궁금한 배우, 기대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 작품이 안 돼도 다음 작품에서 또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는 게 중요하니까요. 누군가 조정석에게 기대감이 있다면 좋은 작품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나름 낙관적이라 그렇게 생각하려고 해요. 스트레스받고 짜증 나는 일이 생기면 친구들과 술 한잔 마시고, 다시 다음날 '으쌰으쌰' 힘을 내는 거죠.(웃음).
공교롭게도 전작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서 호흡을 맞춘 박보영이 출연한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