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인기 드라마의 ‘사족’과 같은 존재, 연장 방송.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가 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드라마의 연장 방송에 대해서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지난 21일 ‘그녀는 예뻤다’의 제작사 본팩토리 관계자는 MBN스타와의 통화에서 “‘그녀는 예뻤다’는 연장을 하지 않기로 했다. 예정된 16부작으로 종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연장을 하지 않는이유에 대해 “연장을 하면 스토리의 힘이 떨어지거나 개연성이 부족하게 되는 등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사진제공=MBC |
제작사 관계자는 이어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대본 작업이 많이 들어갔고, 후반부 이야기들을 이미 다 짜놓은 상태”라고 말하며 “지금 다 정해놓은 이야기에서 다른 이야기가 하나 더 들어갔을 때에는 자칫 산만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예뻤다’의 제작진과 배우들 또한 ‘정석’대로 또박 또박 가겠다는 의지가 크다는 게 제작사의 설명이다. 제작사 관계자는 “드라마에 참여하는 모두가 ‘멋있게’ 끝내고 싶어한다. 완성도를 위해서라도 연장 방송은 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많은 드라마들이 연장 방송을 통해 ‘사족’의 평가를 받아온 것이 사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전반적으로 다 좋았는데 막판에 연장 방송을 위해 질질 끌어서 ‘퀄리티가 떨어진다’거나 ‘재미가 없다’는 평을 받고 싶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큰 인기를 누리는 드라마들에서 특히 ‘연장 방송’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 ‘연장’이 독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장 가까운 예로, 지난 1일 종영한 SBS 드라마 ‘용팔이’는 16회에서 18회로 2회를 연장했으나 지지부진하고 개연성 없는 전개로 막판에 시청자의 혹평을 들어야 했다.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기세를 몰아 다음 작품에 좋은 시청률을 ‘물려주겠다’는 방송사의 계산이 주로 ‘연장 방송’의 이유가 되지만, 이 ‘계산’이 잘 들어맞은 적은 많지 않다. 이미 정해진 시나리오에서 한 회 내지는 두 회 분을 늘려야 하니 생뚱맞은 에피소드가 등장하거나 시청자가 쉽게 납득하지 못할 불필요한 사건들이 터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사진=용팔이/가족의 비밀 포스터 |
하지만 꼭 인기 많은 작품들만 ‘연장’을 하는 건 아니다. 후속 작품의 편성 문제가 생길 경우 애꿎은 선(先)작품이 연장을 하기도 한다. SBS 드라마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은 3%대의 낮은 시청률에도 2회 연장을 결정했다. 그 이유는 후속작인 ‘너를 사랑한 시간’이 제작 과정에서 잡음을 빚으면서 첫 방송 준비가 늦어졌고 이를 대체하기 위해 연장을 하게 된 것이다.
tvN 일일드라마 ‘가족의 비밀’도 비슷한 경우다. ‘가족의 비밀’은 100회로 예정됐으나 통상적으로 월요일에 첫 방송을 하는 일일드라마의 특성을 고려, 후속작인 ‘울지 않는 새’를 새로운 주 월요일에 편성하고 남은 공백인 3일 동안 연장 방송을 했다. 이 때문에 ‘가족의 비밀’은 100회에 3회를 더해 103회로 종영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는 예뻤다’의 ‘연장 포기 선언’은 색다른 면이 있다. ‘그녀는 예뻤다’는 지난 14일 결방하면서 마지막 회가 수요일에 끝나는 ‘홀수 종영’을 하게 됐다. 이런 경우에는 공백을 채우기 위해 한 회 연장 방송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녀는 예뻤다’는 ‘홀수 종영’을 불사하고라도 완성도에 더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처럼 ‘그녀는 예뻤다’ 제작진은 가장 ‘완벽하고 멋진’ 모습으로 드라마를 내리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 ‘모스트스러운’ 이들의 집념에 많은 시청자들의 박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