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주연·유지혜 기자]
◇ 금수저의 유혹, 뿌리치기 참 힘들죠?
최근 배우 조재현의 딸 조혜정이 드라마 여주인공으로 발탁되면서 불거진 금수저 논란이 연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그동안 암암리 문제시 됐던 금수저, 흑수저 논란이 조혜정으로 인해 때 아닌 공론화를 이루게 된 모양입니다. 조혜정을 향한 대중들의 시선은 사뭇 따갑습니다. 그가 돌연 SNS를 탈퇴한 것만 봐도, 비난 여론이 얼마나 악화됐는지 짐작이 갑니다.
조혜정은 SBS 예능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에서 아빠를 살뜰히 챙기는 애교 넘치는 딸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습니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이 기사화됐고 금세 화제의 인물 반열에 올랐습니다. 최근에는 세 작품 연속으로 캐스팅이 됐고, 드라마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본격적인 연기자로서의 발돋움을 시작했습니다. ‘상상고양이’에서는 무려 여주인공으로 발탁되며 ‘유승호의 그녀’ 자리를 단단히 꿰찼죠.
신인으로서는 쉽게 얻을 수 없는 기회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특히 조혜정이 아빠 조재현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에서 얼굴을 알린 뒤에야 캐스팅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대중들의 시선은 곱지 않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아빠를 부탁해’ 출연 이전까지 조혜정의 출연작은 드라마 ‘신의 퀴즈’가 유일했었죠. 예능 프로그램의 영향력과 조재현의 후광이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조재현이 조혜정 캐스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리는 없습니다. 다만, ‘아빠를 부탁해’를 통해 손쉽게 인지도를 얻었고 같은 출발선에 시작하는 신인들 보다 훨씬 앞선 곳에서 스타트를 끊었다는 점에서 조혜정의 행보는 상당히 불공정해보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금수저면 찌그러져 있어야 하냐”는 조수훈의 항변 또한 조혜정을 향한 비난 여론의 핵심과, 대중 정서를 이해하지 못한 글로 보입니다. 오히려 해당 논란에 기름을 들이부은 셈이 됐죠.
조혜정이 극복해야 할 산이 험난합니다. 그를 캐스팅한 PD들이 입을 모아 얘기하듯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주었던 사랑스러운 모습 그 이상의 가능성을 보여야 하며, 비난 여론을 되돌릴 만한 연기력을 갖춰야할 것입니다. 또 ‘상상고양이’에서는 금수저 논란을 딛고, 힘겨움을 극복해나가는 여주인공으로서 시청자와의 교감도 필요합니다. ‘아빠를 부탁해’는 조재현의 딸 조혜정이라는 이름 석 자를 알리기에 탁월한 선택이었으나, 배우 조헤정을 알리기엔 아쉬운 선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상 가능한 힘든 길을 앞두고, 할 수 있다면 지름길로 돌아가고 싶은 것은 사람의 본능입니다. 작품 하나 꿰차기 쉽지 않은 신인배우에게 집안 혹은 부모의 후광이 얼마나 매혹적일까요. 그럼에도 묵묵히 자신의 이름 하나 걸고 우직하게 배우의 길을 닦아온 스타들도 있습니다. 금수저 논란으로 이른바 ‘현대판 음서제’까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대중들이 평가하는 이들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 사진=MBN스타 DB |
◇ 연기 보고 논란 키워도 괜찮을 텐데…
최근 연예계의 ‘금수저 논란’이 뜨겁습니다. 논란에 불을 지핀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최근 MBC에브리원 드라마 ‘상상고양이’의 주연을 맡은 배우 조혜정이죠. 그가 SBS 예능 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에서 조재현 딸로 이름을 알린 후 ‘처음이라서’ ‘연금술사’ 등의 드라마에 연달아 캐스팅이 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혜정은 원래 ‘배우’였습니다. 조혜정은 ‘아빠를 부탁해’ 이전에도 꾸준히 오디션에 지원하고 연기했던 경력이 있습니다. OCN ‘신의 퀴즈4’에서 지적 장애인 여성 캐릭터를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후에 ‘아빠를 부탁해’에 출연해 화제가 됐을 때 시청자들은 “그 때 그 피눈물 쏟던 캐릭터가 조혜정이었냐”고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그런 사례만 봐도 지금의 ‘금수저 논란’은 ‘도를 넘어섰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조혜정을 향한 비난도 ‘시기상조’고요. 그가 캐스팅 된 ‘상상고양이’를 본 후 ‘금수저 논란’이 아닌 ‘연기력 논란’으로 시작돼도 충분했을 텐데 그저 ‘캐스팅’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비난을 받을 이유는 없다는 거죠.
사실 연예계 내의 ‘금수저 논란’은 끊임없었습니다. 특히 조재현-조혜정 부녀와 같이 같은 직업을 이어받은 경우에는 말이죠. 견미리의 딸 이유비 또한 조혜정과 비슷한 논란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유비는 데뷔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며 자신만의 귀엽고 톡톡 튀는 이미지를 쌓아 지금은 ‘견미리의 딸’보다는 ‘이유비’ 자체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배우2세’ ‘연예계2세’들의 연예계 활동이 ‘금수저’나 ‘인맥’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한참 위로 거슬러 올라가면 독고영재, 허준호, 추상미 등이 ‘배우 2세’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이 ‘배우의 자녀’라는 것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이들의 연기에 대한 오랜 집념과 실력이 그 논란을 불식시킨 것이지요.
결국 ‘금수저 논란’은 연기로 입증하면 될 문제입니다. 하지만 연기를 보기도 전에 ‘금수저’라는 이유만으로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처사 아닐까요. 어차피 ‘온전한 금수저 혜택’을 받고 연예계에 올라왔던 스타들은 금세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그저 ‘금수저’로 남을지, ‘연기파’로 남을지는 그들의 연기가 결정할 몫입니다.
박주연 기자 blindzone@mkculture.com@mkculture.com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