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방송계엔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 ‘뇌섹녀’(뇌가 섹시한 여자) 열풍이 한창이다. 남다른 학력과 높은 지능의 출연진을 필두로 한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 ‘더 지니어스’와 같은 예능프로그램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고 몇몇 토크형 예능 역시 ‘뇌섹남녀’ 특집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이를 역주행하는 ‘뇌순남녀’(뇌가 순진한 남성과 여성)를 내세운 특집을 꺼냈다.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2015 특별기획전’이라는 주제로 멤버들이 각자의 아이템을 꺼냈다. 그리고 하하와 광희는 바보 이미지 때문에 자신감을 잃었던 연예인들을 찾아, 자신감을 되찾아주는 ‘바보 전쟁-순수의 시대’를 들고 나섰다. 이 기획안은 3위를 하며 특별기획전의 첫 작품이 됐다.
일본과 한국에 시차가 있다고 알고 있던 간미연, 사칙연산의 굴욕을 안고 있던 채연, KBS 대표 바보 김종민, 도라에몽밖에 모르는 바보 김형탁, 공부로도 메꿔지지 않는 백치미의 홍진경 등 총 9명의 연예인이 ‘바보 어벤져스’로 똘똘 뭉쳐 ‘무식함’이라는 1차적인 개그로 웃음을 선사했다.
↑ 사진=무한도전 캡처 |
이를 지켜본 시청자의 의견은 두 가지로 나뉘었다. 일부는 “오랜만에 박장대소 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일부는 “결국 ‘못친소 특집’ ‘덜친소 특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마지막 방송의 대결이 “형평성에서 어긋났다”며 ‘바보 어벤져스’ 멤버들이 미리 공부를 했던 점, 홍진경이 국가와 수도에 대해 미리 숙지하고 있었음을 꼬집는 시청자도 있었다. 이런 잡음에도 불구하고 ‘무한도전’이 던지는 의미는 남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바보 전쟁-순수의 시대’의 기획 의도는 ‘바보 이미지 때문에 자신감을 잃었던 연예인들을 찾아, 자신감을 되찾아준다’이다. 이 의도는 출연진뿐만 아니라 브라운관을 통해 ‘뇌섹남녀’가 활약하는 것을 지켜본 시청자들에게도 통쾌함을 선사했다.
↑ 사진=무한도전 캡처 |
애니메이션 ‘도라에몽’과 ‘드래곤볼’에 대해 척척 대답했던 심형탁과 은지원, 국가와 수도 문제에서만은 ‘뇌섹남 오형제’보다 더욱 활약했던 홍진경을 통해서는 자신이 몰두하는 분야에서만큼은 스펙이 높고 상식이 많은 다른 사람보다 똑똑해 보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하하는 ‘바보 전쟁’ 특집을 끝내며 “관심사만 다를 뿐 누가 누구보고 바보라고 하겠나”라고 소감을 전했다.
‘바보 전쟁’ 특집 방송 당시 출제됐던 문제의 정답인 원주율, 유레카 등은 각종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를 오르내렸다. ‘바보 전쟁’은 어딘가에서 숨어 정답을 찾고 있었을 바보들에게 ‘기죽지 말라’고 던지는 위로와 같았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