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아빠를 부탁해’가 10개월 만에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경규, 조재현 등 스타 아빠들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던 마지막회였다. 또한 스타 부녀의 ‘가까워지기’ 과정을 통해 이 세상 모든 ‘아빠와 딸’의 관계를 모색했다는 점만큼은 의미가 있었다.
1일 오후 방송된 ‘아빠를 부탁해’에서는 조재현·조혜정, 이경규·이예림, 이덕화·이지현, 박준철·박세리 등 스타 부녀들의 마지막 데이트가 전파를 탔다. 무엇보다도 이들이 오랜시간 함께하며 느꼈던 감정들을 털어놓는 장면이 감동을 전했다.
이날 방송에서 조혜정은 첫 방송분을 보면서 “저땐 뭐라도 해야할 것 같았고 머리도 아팠다”며 “지금은 가만히 있어도 편하다. 이 시간이 정말 소중한 것 같다”고 변화를 고백했다.
↑ 사진=SBS 방송 캡처 |
조재현 역시 “아빠도 마찬가지다. 이 프로그램이 끝나도 계속 같이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아버지와 딸로서 혜정이와 나의 관계 속에서 굉장히 소중한 10개월이 됐던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한 딸에게 쓴 편지를 통해 최근 금수저 논란 등으로 힘들어 한 조혜정에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그는 “시간이 흐르면 그게 네 인생의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아닌 가장 소중한 시기였고, 그때가 없으면 훗날 단단한 사람 배우 조혜정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자. 요즘 많이 힘든데 절대 가족에게 힘든 티 안 내는 것 알고 있다”며 애틋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경규 부녀도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이경규는 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정리하며 “잃어버린 20년을 찾은 느낌이다. 몰랐던 딸의 세계에 눈을 떴다. 10점짜리 아빠였는데 이제는 60점정도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무관심한 아빠를 벗은 그의 변화가 눈에 띄었다.
그동안 무뚝뚝한 아빠의 대표였던 조재현과 이경규의 변화만이 ‘아빠를 부탁해’를 보는 관전포인트는 아니었다. 이전 출연진인 강석우, 조민기 등 ‘딸바보’들의 교육법과 일상도 재미 요소였다. 딸들과 친구처럼 지내면서 이들의 얘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자상한 모습에서 요즘 아빠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후발주자로 나선 이덕화, 박준철 등 새로운 얼굴들의 부녀 관계 개선기도 웃음을 선사했다. 비록 이전 출연진에 비해 큰 존재감을 남기진 못했지만, 세대 교체로 프로그램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 것만큼은 성공했다.
‘아빠를 부탁해’는 이처럼 여러 종류의 ‘아빠’를 담아내며 이 시대 부녀 관계에 대해 고찰하고자 했다. 이들을 바라보면서 부녀 관계의 숙제 ‘어색함’을 어떻게 풀어낼 지 그 방법도 찾을 수 있었다. 방송가에서 다루지 않았던 '부녀 예능'을 시도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시도였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