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아빠를 부탁해’는 부녀 관계를 짚어보는 착한 예능이었지만, 아쉽게도 공감대 형성엔 실패한 듯하다. 조혜정의 금수저 논란이 ‘아빠를 부탁해’ 부녀들을 자신과 다른 세계 사람으로 보는 증거였다.
지난 3월 ‘아빠를 부탁해’는 부녀 관계를 모색한다는 취지로 힘차게 첫 걸음을 뗐다. 이경규, 조재현으로 분류되는 ‘무뚝뚝’ 아빠와 강석우, 조민기 등 ‘딸바보’ 아빠들이 딸과 함께 지내는 일상을 리얼 카메라로 담아내며 앞으로 행보에 대한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방송 중반 이후 특별한 이벤트와 각종 에피소드에 집중하면서 아빠와 딸의 소소한 일상과 관계를 짚어가겠다는 취지는 조금씩 흔들렸다. 자주 여행을 떠나거나 체험에 나서는 것이 평범한 부녀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라 이들을 지켜보는 시선엔 점차 괴리감이 생겼다.
↑ 사진=MBN스타 DB |
조혜정이 케이블방송 MBC에브리원 새 드라마 ‘상상고양이’ 여주인공에 확정됐을 때 비난 여론이 높았던 건 이런 연장선에서 해석할 수 있다. 신인 여배우가 케이블 드라마 여주인공을 꿰찬 사례가 종종 있고, 이전에도 그가 연기를 준비했음에도 ‘아빠를 부탁해’로 인한 아빠 조재현의 그늘을 지울 수 없었던 것이다. 이 프로그램이 만약 아빠와 딸의 관계와 문제점을 진지하게 들여다봤다면, 이런 특혜 의혹이 쉽사리 불붙을 수 있었을까.
↑ 사진=SBS 방송 캡처 |
물론 ‘아빠를 부탁해’가 그동안 예능에서 다루지 않았던 부녀 관계를 소재로 삼았다는 것만으로도 프로그램의 의미는 찾을 수 있다. 그렇지만 좋은 재료를 제대로 요리하지 못했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수많은 이벤트 대신 진로, 연애, 결혼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두고 대립하는 아빠와 딸을 담아냈다면 지금보다 더 넓은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조혜정의 금수저 논란을 제외하곤 10개월간 큰 잡음 없이 유종의 미를 거둔 ‘아빠를 부탁해’. 하지만 시청자와 공감대 형성에 실패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