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과거 지상파가 방송 콘텐츠의 최대 주주였다면, 흐름은 케이블TV와 종합편성채널로 넘어갔고 요즘엔 웹이 문화 소비의 새로운 축으로 등장했다. 최근 발표한 KT경제경영연구소의 ‘영상시청 패러다임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10, 20대의 TV 외 기기를 통한 영상시청 비율은 각각 58.8%, 53.8%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미 많은 대중들은 네이버, 유튜브 등등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접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가볍게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은 물론, 시청자들이 시간과 장소를 능동적으로 선택해 문화 콘텐츠를 향유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기존 콘텐츠 산업은 장르적 한계에 봉착한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흐름을 예견한 CJ E&M은 플랫폼을 넘어선 콘텐츠의 새로운 도전은 글로벌 진출 등 새로운 시장의 확대와 제작 과정의 패러다임 변화 등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봤다. 그 결과 CJ E&M은 웹예능 ‘신서유기’를 성공 시켰고, 이에 힘입어 웹드라마 ‘시크릿 메세지’까지 내놨다.
‘시크릿 메세지’는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스타 빅뱅의 탑(최승현)과 우에노 주리의 만남으로 방송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 사진=MBN스타 DB |
최승현 역시 웹드라마라는 콘텐츠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웹드라마라는 콘텐츠가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다. 그래서 호기심이 있었다. 무엇보다 언제든지 바쁜 와중에도 많은 이들이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과 더 가깝게 다가가고자 하는 의지로 시작하게 됐다”며 웹드라마 출연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 배경을 전한 바 있다. 또한 “웹드라마는 기존에 많이 없던 콘텐츠다. 평소 만나기 힘든 감독님, 배우들과 함께 한다기에 기대감과 호기심으로 시작했다”며 “드라마는 ‘아이리스’ 이후 7년 만이고, 영화 ‘타짜’ 이후 첫 연기다. 내 스스로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과 책임감을 갖고 했다. 5분 동안 볼 수 있는 콘텐츠에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여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승훈 PD는 기존의 웹드라마의 한계를 뛰어넘어 대형 예산, 대형 캐스팅, 와이드 릴리즈라는 역발상을 내세웠다. 특히 사람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에 반지원정대를 찾아 떠나듯이 아시아를 포괄할 수 있는 배우들을 찾아 떠났고, 빅뱅의 활동 시기까지 맞춰가며 최승현을 캐스팅 했다. 우에노 주리를 캐스팅하기 위해서는 일본으로 찾아가 그녀만을 위한 브리핑을 따로 했을 정도. 또한 이번 드라마는 TTL 광고 시리즈로 ‘광고계의 미다스 손’이라 불리는 박명천 감독과 나얼의 쌍둥이 형제로도 유명한 유대얼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았다.
이에 이 PD는 “웹드라마는 박명천 감독의 전후로 나뉠 것”이라며 삼고초려 끝에 박명천 감독과 작품을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웹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가 나왔는데, 여타 기존 장르보다는 좀 퀄리티가 낮은 게 사실이다. 평소 웹드라마를 본 경험이 없었다”며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했고, 퀄리티와 함께 드라마의 내용이 잘 흘러갈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추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다른 국적을 가진 남녀의 사랑을 다루는데 있어 보편적인 공감을 얻는데 주력한 ‘시크릿 메세지’는 이처럼 기획 단계부터 공을 많이 들인 프로젝트다. 기존 웹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초호화 캐스팅은 물론, 진정성과 깊이 있는 사랑 이야기에 감각적인 연출과 영상까지 어는 것 하나 빠뜨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 사진=tvN |
‘시크릿 메시지’의 여주인공 우에노 주리는 “웹드라마는 나에게 새로운 시도였다. 전 세계에 동시에 공개가 되는데, 드라마를 통해 국적은 다르지만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극중 하루카가 우연히 누워서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처럼 시청자들도 이렇게 편안하게 봐줬으면 한다. 특히 드라마는 마지막으로 가면 갈수록 재밌어 진다. 아마 시청자들도 점점 더 빠져들 것 같다”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우에노 주리 역시 언급했듯이 예전처럼 시청자들이 TV를 ‘본방 사수’하기보다 시간, 장소, 기기에 구애 받지 않고 자신이 원할 때마다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으로 콘텐츠를 골라 볼 수 있는 묘미를 즐긴다. 또한 웹드라마는 일반 드라마보다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와 짧은 상영시간, TV 드라마 못지않은 화려한 출연진으로 시청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더욱이 웹드라마가 TV에 비해 접근성이 좋다는 점을 들어 ‘시크릿 메시지’는 글로벌프로젝트라는 이름하에 아시아, 미주, 남미 등 전 세계에서 동시에 시청할 수 있다.
이 PD는 “많은 콘텐츠들이 앞으로 웹에서 나올 거다. 그러나 웹 콘텐츠에는 아직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다. 보통 드라마의 경우 ‘얼마정도 벌 수 있을 것’을 예상하지만, 이번 작품은 그런 생각을 안 하고 콘텐츠 자체에 집중했다. 수익 생각은 나중으로 미뤘다. 이번 프로젝트가 잘 돼야 웹드라마의 제작이 더욱 활발해지지 않을까 싶다”며 ‘시크릿 메시지’가 갖는 의미를 전했다.
방송 산업의 새 성장동력은 웹콘텐츠라는 시대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웹드라마는 아직 이렇다 할 성적을 내놓지 못해 왔다. 웹예능의 선두주자 CJ E&M이 그들의 바람처럼 웹드라마 시장의 역사를 새롭게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크릿 메세지’는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2일 오후 8시, 4일부터는 매주 월, 수, 금요일 오전 10시에 2화씩 공개된다. 일본에서는 dTV, 태국, 대만 등은 LINE TV를 통해 만나 볼 수 있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