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영화 ‘우리가 사랑한 시간’은 평범하고 무료한 일상에 지친 교사 키이스와 신비로운 매력에 감수성 예민한 소녀 소피가 음악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운명처럼 이끌린다는 내용을 담은 감성 로맨스 영화다. 대부분의 음악영화가 기타를 가지고 노래를 부르는 경향을 보인다면, ‘우리가 사랑한 시간’은 사랑이라는 본질에 대해 다가간 것처럼 음악도 클래식한 악기들의 향연으로 꾸며진다.
↑ 사진=영화사 백두대간 제공 |
음악을 통한 두 남녀 주인공들의 정서적 교감과 운명적 이끌림을 그린 ‘우리가 사랑한 시간’은 아름답고 서정적인 영상만큼이나 감정을 십분 자극하는 음악들이 부각된다. 최근 국내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포스트 클래식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더스틴 오 할로란(Dustin J. O'Halloran)이 프로듀싱한 ‘우리가 사랑한 시간’의 사운드 트랙은 쇼팽, 베토벤, 슈만, 바흐 등 클래식 명곡들뿐만 아니라 피아노를 비롯한 잔잔한 어쿠스틱 악기와 현의 조화가 이채로운 곡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대개 음악 프로듀서들이 프로덕션 도중이나 마무리 단계에서 참여하는 것과는 달리, 그는 감독이 시나리오를 보냈을 때부터 작업에 착수했고 극 중 연주곡들 또한 미리 선곡했다. 만들어진 장면에 맞춰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닌, 상황에 따라 등장인물들이 느낄 감정을 상상하며 본능에 따라 작업에 임한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음악은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더욱 깊이 전달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었다.
가이 피어스(키이스 役)
↑ 사진=영화사 백두대간 제공 |
Q. 실제로 음악 활동을 하는 뮤지션인데, 이 작품이 남달랐을 것 같다
“다른 예술 분야의 아티스트들도 마찬가지지만,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갖는 충동적인 성향과 예민함, 고뇌와 희열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감독과 스태프들이 음악 활동을 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자주 물어봤다. 나는 ‘언컨셔스 브라더스’(Unconscious Brothers)란 이름의 밴드에서 활동하던 이야기를 꺼내며 그들에게 사진을 보여줬다. 감독이 밴드명과 사진을 영화에서 사용해도 괜찮은지 물었고, 나는 그렇게 하라고 했다”
Q. 영화 속에서 첼로를 연주하는데, 실제로 본인이 직접 했나?
“(첼로)연주 장면이 많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혼자 연습하는 장면이나 몇몇 장면에서는 실제로 연주를 했다. 음악을 해왔지만 첼로를 잡아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첼로 연주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손가락으로 악기를 타거나 활을 켜는 까다로운 일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건 마치 손으로 배를 만지면서 동시에 머리를 두드리는 것과 같다”
펠리시티 존스(소피 役)
↑ 사진=영화사 백두대간 제공 |
Q. 영화 속에서 실제로 피아노를 연주했나?
“작품을 위해 피아노를 배웠지만, 사실 극 중 연주의 대부분은 나를 가르쳐 주셨던 피아니스트 선생님의 기술이다. 내가 연주한 건 아주 약간이다. 나는 피아니스트의 사고방식과 감수성을 이해하고 절대적인 영감을 얻기 위해 그 선생님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실제로 능숙하게 연주할 순 없었지만, 소피가 오랫동안 피아노를 연주해 왔다는 것과 음악 그리고 자신의 능력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 주고 싶었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