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운아이드걸스(사진=유용석 기자) |
4일 서울 이태원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취재진과 만난 브아운아이드걸스(이하 브아걸)는 앨범에 수록된 10곡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조영철 프로듀서가 앨범 전체를 완성했지만 제아가 '라이트(Light)'와 '프랙티컬(Fractical)' 두 곡을 작곡했고, 미료가 전곡의 랩 가사를 썼다. 가인과 나르샤는 퍼포먼스 아이디어를 냈다. 브아걸 멤버 모두 곡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그들이 얼마나 이번 앨범에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일단 브아걸은 '기본(베이직)'을 담으려 노력했다. 브아걸 본질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앨범이다. 데뷔 10년차를 맞은 브아걸은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좋은 보컬, 좋은 음악,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자 했다는 것. 또한 자신들 정체성에 대한 물음은 '세상의 본질은 무엇일까'라는 이야기로 확장됐다.
브아걸은 "우리가 본질이라고 믿고 경험하는 것들이 과연 실재일까. 인간의 감각기관의 한계는 명확한데 우리가 보는 세계는 진짜 모습일까 등 꼬리를 무는 질문과 수다들이 노래의 소재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고 말했다. "본질과 관련한 과학·철학적 키워드를 앨범 수록곡 제목으로 잡았고, 사랑·행복·슬픔·아픔 등 인간의 감정을 빗대어 가사로 풀어냈다"는 설명이다.
↑ 브라운아이드걸스(사진=유용석 기자) |
'낯설게 하기'라는 문학적 개념이 있다. 친숙하고 일상적인 사물이나 관념을 낯설게 해 새로운 느낌이 들도록 표현하는 예술적 기법이다. 브아걸은 '낯설게 하기'에 성공한 모양새다. 춤과 노래는 과거 브아걸과 크게 다르지 않아 친숙하다.
문제는 다소 난해하다는 점이다. 함축된 노랫말로는 그들이 표현하고자 한 의도를 대중이 단박에 알아채기 어려울 수 있다. 심지어 '양자역학'이란 물리학 콘셉트에 함몰돼 브아걸을 억지로 끼워맞춘 거부감도 살짝 든다. 늘 독창적인 콘셉트로 주목받아온 브아걸이기에 부담이 됐을 법도 하다.
항상 예측불허의 행보를 보여온 브아걸이 이번에도 가요계에 선명한 지형도를 남길지 주목된다. 그들의 가창력과 퍼포먼스를 의심하는 이 드물다. '러브' '아브라카다브라' '식스센스' 등을 히트시킨 조영철 프로듀서의 음악적 감각과 역량도 두 말 하면 잔소리다. 다만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인터스텔라'를 떠올리게 하는 브아걸의 이야기가 얼마나 대중의 공감을 얻느냐가 관건이다.
참고로 '신세계'의 일부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시간이 어디선가 휘어져 버린 그라운드(ground). 어지러운가. 파란 비명소리가 내 눈을 닮은 브라운(brown). 기분 탓인가. (중략) 후렴구 : 어디까지 보이니 올 어바웃 더 월드(All about the world). 궁금한 적 없었니 올 어바웃 더 월드. 나 빼고 여기 모두 스톱(stop). 스페이스 타이미 오브 더 월드(Space time of the world). 내가 다 볼 때까지. 시간 나의 모든 공간 빛 스피드(Spe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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