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지난 2008년에는 ‘남자 때문에’ 울고 웃었고, 2011년에는 또 다시 ‘나쁜 남자’ 때문에 약하고 착한 여자가 되어버린 가수 JOO(주)가 이번에는 ‘울고 분다’.
JOO는 5년 만에 ‘울고 분다’로 컴백했다. 데뷔 초 때부터 그랬듯 그놈의 남자 때문에 눈물은 마를 날이 없고, 신곡을 통해 조금이나마 이별을 극복했을까 싶었지만 여전히 JOO는 이별 중이며 슬퍼하고, 아파하고 있다. 다만 과거에 비해 성숙해진 감정 탓에 듣는 이들이 더욱 슬퍼하고 있다.
“차트를 확인하고 내가 맞나 싶더라. 정말 얼떨떨했다. 기대하지 않았던 성적이라 감개무량하더라. (웃음) 당일에는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컴백했다는 게 실감이 나더라. 순위도 좋고 노래도 좋아서 기쁘다. 사실 5년 만에 컴백이라 여전히 신기하다. ‘울고 분다’ 음원차트 1위 덕분에 시작이 좋았던 것 같다. 요즘 행복하고 설렌다. 마치 데뷔했을 때와 같은 느낌이다. 데뷔 때 내가 잘하고 있나, 무엇을 하고 있나 등 잘 몰랐다면 지금은 가수로서 활동하는 구나의 느낌이 더 강하다. 즐겁다.”
‘남자 때문에’ ‘나쁜 남자’ 신곡 ‘울고 분다’까지 모두 애절한 발라드곡이다. 세 곡의 가사에 모두 나쁜 남자가 등장해 JOO를 울린다. 데뷔 때부터 이별의 감정으로 시작했기에 신곡을 표현함에 있어 어려움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과거가 무작정 슬프고 또 슬픈 이별이었다면, 지금 JOO가 표현하는 감정은 담담한 척 하는 이별이라 듣는 이의 취향을 저격했다. 부르는 JOO는 담담할지 몰라도 듣는 이는 눈물이 주르륵 흐르기 때문.
“확실히 과거의 곡에 비해 달라졌다. 과거엔 연애경험도 없었고 그냥 가사 내용에만 집중해 불렀다. 그러나 지금은 개인적인 경험에 빗대어서 부르기보다는 하나의 이야기를 대중에게 들려주듯, 책을 읽어주듯이 접근했다. 슬픈 감정에 호소하기보다는 슬픔을 안으로 삼키며, 울기 보다는 안 우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대중이 듣기에는 좀 더 솔직하게, 깊은 감성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억지로 경험을 되살리고 상상한 게 아니라 내가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듯 차분하게, 말하듯 불렀다. 내공이 쌓인 것 같고 좀 더 솔직한 표현을 쓰고 성숙해진 느낌이 든다.”
↑ 사진=울림엔터테인먼트 |
“우선 가사가 귀에 잘 들어왔다. 시적으로 표현된 가사가 담긴 곡을 부를 수 있게 되어 정말 행운이라 생각한다. 처음 가사를 보고 정말 좋아서 놀랐다. 이트라이브 오빠가 남자인데 어떻게 이런 곡을 만들었을까 싶더라. ‘울고 분다’가 신조어인데, 언어의 미화가 발라드로서의 큰 장점이 있는 것 같다.”
“이트라이브 오빠에게 정말 감사하다. 좋은 노래를 줘서 공백기를 깰 수 있었던 것 같고, 반응도 좋아서 오빠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내 인생 노래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물론 내 모든 노래가 다 소중하지만 ‘울고 분다’를 향한 애정은 남다르다. 또 긴 공백기 끝에 나온 노래이자 내겐 큰 선물과도 같은 노래이다. 특히 날 생각해서 이트라이브 오빠가 만들어준 곡이라 정말 행복하다. 오랜만에 컴백했는데 따뜻한 손길과 사랑을 받아서 가슴이 벅차다.”
5년이라는 공백기 동안 JOO는 확실히 달라졌다.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울림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도 바꿨고 동생 정일훈 덕분에 방송울렁증도 나아졌단다. 또한 가수 JOO가 아닌 20대 정민주로서 다양한 경험을 해왔다.
“인생과 삶에 대해 눈앞의 미래만 생각하지 않게 됐다. 어릴 때는 조급하기도 했고 피해의식 때문에 숨어있기도 했다. 그러나 동생 정일훈이 활동할 때라도 그 모습을 접했다. ‘가수 JOO’라는 사람도 있지만 ‘난 정민주’라는 생각으로 공백기 동안 나의 삶을 살아갔다. 덕분에 남들의 시선으로부터 많이 자유로워졌다. 공백기는 내 인생에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
↑ 사진=울림엔터테인먼트 |
“난 공백기가 길었던 가수이다. 그래서 그만큼 팬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다. 팬들과의 소통에 갈증이 있었고 사랑에 목말라있었다. (웃음) 지금 내게 보여주는 팬들의 사랑과 관심이 감사하다. 댓글도 하나하나 다 소중해 읽을 수밖에 없더라. 그냥 넘기지 못하겠더라. 날 다시 찾아줘서 감사하고 팬들이 자랑스러워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 이렇게 큰 사랑을 받아본 게 처음이라 감사하고 힘을 얻고 있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 디자인=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