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칸느영화제부터 베니스영화제, 베를린영화제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3대 영화제로 꼽히고 있다.
이 외에도 모스크바영화제 국내의 부산국제영화제 몬트리올영화제 하와이 영화제 등 전세계에 자신만의 특색을 가진 세계 영화제들이 있다. 전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위원장은 “와인마다 맛과 향이 다르듯 영화제마다 각기 다른 색깔과 맛을 지닌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각각의 영화제는 각기 다른 색깔과 맛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영화제는 영화제의 수장과 프로그래머들의 취향에 따라 그 색깔이 변한다. 그 가운데서 영화제는 팬들의 국제적 관심에 따라 상승 또는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새로운 역사를 써나간다.
그렇다면 하와이국제영화제는 어떤 맛이 날까. 영화제 측에 따르면 매년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은 1000여 작품을 보고 평균적으로 150개의 작품을 선택한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서도 북미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 흥행작을 비롯해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독립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영상물을 소개한다.
덕분에 청중들은 영화제를 통해 다양한 문화권의 단면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영화제 측은 북미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서로서로 문화 교류를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고자하는 목표에 걸맞게 중국계 미국인이 일본 영화를 보고 일본계 미국인이 한국 영화를 보는 문화 교류를 꿈꾼다.
아시아의 다양한 영화를 조명하고자 하는 하와이국제영화제, 이번 영화제를 장식할 영화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개, 폐막작을 비롯해 세계인이 주목하는 주요 작품들을 알아보자.
◇개막작 ‘사도’
이준익 감독의 ‘사도’가 하와이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사도’는 아버지 영조에 의해 비운의 죽음을 맞는 아들 사도세자의 이야기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8일간의 기록을 고스란히 영화로 담았다. 국민 배우 송강호와 차세대 대표 배우 유아인의 폭발적인 연기를 비롯해, 모두가 아는 역사적 사건을 가족사로 재조명해 전 세대를 관통하는 뜨거운 울림과 공감을 선사하며 국내에서도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수석프로그래머인 앤더슨 리는 “‘사도’가 제작되는 과정을 꾸준히 지켜보고 있었고 기회가 왔을 때 바로 개막작으로 초청했다”며 “믿고 보는 배우 송강호와 화제의 배우 유아인 두 사람의 놀라운 연기를 볼 수 있는 ‘사도’는 한국영화의 전성기를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작품이다.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호평을 받으며 오스카 외국어영화상 부문의 한국 대표작으로 선정되는 성과도 이뤘다”며 개막작으로 ‘사도’를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폐막작 ‘세 도시 이야기’
영화 ‘가을 날의 동화’로 잘 알려진 장완정의 13년 만의 신작 ‘세 도시 이야기’는 전쟁 통에 헤어진 남녀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대하드라마다. 중일전쟁 당시, 과부와 홀아비였던 유에롱(탕웨이 분)과 다오롱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국민당 스파이였던 다오롱은 살해의 위협에 시달리고, 일본군의 폭격이 심각한 상황에까지 이르자 유에롱과 다오롱은 안휘를 거쳐 홍콩으로 이주하려고 한다. 그러나 다오롱만 탈출에 성공하게 되고, 그는 홍콩에서 유에롱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메이블 청의 작품 속 여성들이 흔히 그러하듯이, 유에롱은 연약하면서도 강인한 여성이다. 그녀의 강인함은 아이들을 지키고, 사랑을 지키는 커다란 원동력이 된다. 무엇보다 유에롱과 다오롱이 홍콩에서 재회하여 낳은 아들이 항생이 바로 배우 성룡이다. ‘세 도시 이야기’는 성룡의 부모님의 실화를 바탕을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 외 주요 작품
‘사람들이 하늘이다’(‘People are the sky’)
북한에서 촬영한 김대실 감독의 최신작 ‘사람들이 하늘이다’가 하와이를 찾는다. '사람들이 하늘이다'는 김감독이 북한 당국의 허가를 받는 과정부터 북한 땅을 밟은 후 만난 북한 주민들의 일상의 삶을 들여다본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美대학 철학교수와 연방정부 고위공무원의 이력을 가진 김대실감독은 90년대 영화감독으로 변신, 1992년 LA 흑인폭동을 다룬 ‘사이구’를 비롯, ‘잊혀진 사람들: 사할린의 한인들’(1995), ‘깨어진 침묵: 한국인 종군위안부’(1999) 등으로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신작 ‘사람들이 하늘이다’를 통해 마치 순례하듯 북한땅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오랫동안 악의 소굴처럼 묘사된 북한의 아픔과 욕망, 아름다움 모순, 자랑, 열망을 여과 없이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팔리 로드 2015’(‘Pali Road 2015’)
첫 중국-하와이 공동 ‘팔리 로드 2015’는 하와이영화제에서 처음으로 베일을 벗는다. 또한 신수원 감독의 ‘마돈나’와 함께 작품상 후보에 올라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 ‘청설’과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속 주인공 진연희와 ‘트와일라잇’의 잭슨 레스본 재미교포 배우 성강 등 아시아와 북미를 잇는 화려한 출연진이 하와이로 온다.
극중 의사로 분한 진연희는 어느 날 교통사고를 겪었다. 이후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는 진연희는 자신이 결혼을 했고, 아들까지 있다는 사실에 혼란스러워한다. 그녀는 진실한 사랑과 잊혀진 기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서울 서칭’(‘Seoul Searching’)
1980년대 중반 미국·독일·브라질 등에서 정부의 모국 체험캠프에 참여한 6명의 10대 소년·소녀가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는 영화다. 각자 저마다의 아픔을 가지고 모국을 떠나야 했던 각자의 사정이 영화를 통해 그려진다.
그리고 엄격한 듯 보이는 김선생(차인표 분)에게도 남 모를 사정이 있다. 영화는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재미있게 흘러간다. 특히 감독인 벤슨 리 역시 재미 교포 출신으로 자전적 이야기를 영화에 잘 녹여냈다는 평을 얻고 있다.
‘마돈나’(‘Madonna’)
↑ 사진제공=하와이국제영화제 |
신수원 감독의 ‘마돈나’는 마돈나라는 별명을 가진 평범한 여자 미나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되면서 그의 과거를 추적하던 중 밝혀지는 놀라운 비밀을 담은 영화다. 배우 서영희 김영민 변요한의 연기 변신과 신예 권소현의 발견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앞서 ‘마돈나’는 제68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공식 초청돼 상영 후 칸 영화제 최고 화제작에 올라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번 하와이영화제에서도 최고작품상 후보에 올라 수상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