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진흙 속에 묻힌 진주, 정제되지 않은 원석.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아 아쉬운 것들이 있다. 지금 케이블방송 심야 시간의 드라마가 그렇다. ‘풍선껌’과 ‘라이더스’는 빛날 자격이 있는 보석들이다.
케이블방송 tvN 월화드라마 ‘풍선껌’은 ‘막돼먹은 영애씨 14’(이하 ‘막영애14’)의 후속작이다. 전작 ‘막영애14’는 이전 시즌들의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평균 2.6%(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이에 비해 ‘풍선껌’은 1.7%라는 아쉬운 성적을 보이고 있다.
‘풍선껌’은 어렸을 때부터 가족같이 지내던 두 남녀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천진 낭만 로맨스다. 이동욱은 한의사 박리환으로, 정려원은 라디오 PD 김행아에 분해 열연중이다.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호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한 지붕아래 자랐던 사실 때문에 연인이 되기엔 2% 부족하다고 느꼈다.
내용만 보면 한 지붕 아래 살던 두 남녀가 사랑을 하고 강석준에 홍이슬까지 삼각관계를 이루는 막장극으로 보인다. 하지만 ‘풍선껌’은 달달한 대사와 서정적인 분위기가 감싸고 있다. 때문에 보는 이로 하여금 거부감이 적은 편이다. 여기에 이승준의 감초역할과 노태희(김리나 분)의 숨겨진 이야기가 공개되면서 재미를 더하고 있다. 어색함 없는 배우들의 호연도 한몫 하고 있다.
E채널과 드라마큐브에서 동시 방송되는 ‘라이더스: 내일을 잡아라’(이하 ‘라이더스’)는 태광그룹 계열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 티캐스트가 2년여 만에 제작한 드라마다. 인력거를 통해 소개되는 서울 곳곳의 골목 여행기이자 청춘들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다.
지난 8일 첫 방송했던 이 드라마는 다섯 명의 주인공들이 꿈을 잃은 대기업 사원, 꿈을 찾지 못한 취업 포기생, 빚에 허덕이는 취업 준비생, 갑질에 분노하는 아르바이트생 등 다양한 청춘들의 단면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 역시 ‘풍선껌’처럼 다소 아쉬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현재 방송중인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는 6.8%의 시청률을 보이며 케이블 드라마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일요일 오후 11시 편성된 ‘라이더스’, 월-화요일 오후 11시 전파를 타고 있는 ‘풍선껌’은 그렇지 못하는 모양새다. ‘응팔’이 쉬고 있는 일요일부터 화요일까지, 묻히기 아까운 두 드라마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건 어떨까.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