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주연 기자] 굳건하게 수목극 왕좌를 지키던 MBC ‘그녀는 예뻤다’가 퇴장했다. ‘그녀는 예뻤다’가 두터운 시청층을 확보했던 만큼, 이들 시청층의 행보에 따라 수목극 판도가 새롭게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KBS2 ‘장사의 신-객주2015’(이하 ‘객주’)는 뚜렷한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방송된 14회 방송분은 11.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일 대비 1.1% 포인트 상승한 수치이자,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최근 ‘객주’는 인물들의 갈등 심화와 삼각 러브라인의 본격화로 점차 탄력을 받고 있는 상태다.
SBS ‘마을: 이치아라의 비밀’의 경우, 탄탄한 마니아층을 구축하고 있으나, 반환전을 돈 지금 시점에 하위권 탈출은 어려워 보인다. 수목극 대열에 새로이 합류할 MBC ‘달콤살벌 패밀리’ 또한 ‘그녀는 예뻤다’ 후광을 등에 업는다고 한들, 초반에 자리 잡는 데에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녀는 예뻤다’ 퇴장으로 왕좌가 비어버린 가운데, 이를 대체하기에 가장 높은 가능성을 보이는 것이 ‘객주’다.
↑ 사진=KBS |
‘객주’ 또한 지금의 상승세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한 인물의 일대기를 그린 사극답게 묵직하고 탄탄하게 이야기를 구축해나가고 있으나, 너무 정석을 따르려는 나머지 드라마의 가장 큰 핵심이 돼야 할 장사가 제대로 그려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스멀스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느린 전개대로라면, ‘객주’는 50부작의 대하사극으로 제작되어야 할 정도다.
36회 중 14회가 방영될 때까지 극중 천봉삼(장혁 분)은 제대로 장사를 해보지도 못했고, 조성준(김명수 분)의 죽음으로 인해 엉겁결에 쇠살쭈로 오르게 됐다. 이는 치열한 장사꾼의 이야기를 기다린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 ‘객주’의 허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때문에 ‘그녀는 예뻤다’가 물러난 시점이 ‘객주’에게는 기회이자 위기가 되는 셈이다.
‘객주’는 이견이 없는 연기파 배우들과 세심하게 극을 쌓아가는 연출력과 필력으로 재미와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이는 ‘객주’가 성실하게 걸어온 길은 꾸준히 오르는 시청률 수치만 봐도 알 수 있다. KBS2의 평일 10시대 드라마가 좀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객주’는 이를 타개하고 분위기를 환기시킬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기도 하다. 수목극 꼴찌로 시작했던 ‘객주’가 수목극 왕좌로까지 오를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를 모은다.
박주연 기자 blindz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