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괴물의 아이’는 이혼가정에서 살던 소년 렌이 어머니를 여의고, 아빠를 기다리다가 뒷골목을 헤매다 인간세계로 나온 쿠마테츠를 만나면서 생기는 이야기다. ‘늑대아이’가 모정(母情)에 대해 전했다면 ‘괴물의 아이’는 부정(父情)에 대해 재고하게 한다.
우연히 괴물세계로 들어간 렌은 큐타라는 이름으로 쿠마테츠와 티격태격하며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인간인 큐타는 괴물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또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받게 되고, 강해지기로 결심한다. 이 과정에서 큐타는 쿠마테츠에게 무술을 배우며 성장하고, 누구를 가르치는 것에 서툰, 제멋대로인 쿠마테츠 역시 큐타에 의해 성장하며 균형을 잡아간다.
뿐만 아니라 괴물세계에서 성장한 큐타가 인간세계에서 언어를 배우고 ‘백경’을 공부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고민하는 모습과,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존재를 거부하는 이치로히코의 모습은 같은 상황일지라도, 자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성장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한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썸머워즈’ ‘늑대아이’를 통해 시공간을 뛰어넘는 상상력, 상생을 구현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역시 괴물과 인간이라는 소재로 ‘타인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성장’하는 얘기를 애니메이션답게 무겁지 않게 다뤘다.
어른을 이기는 유약한 어린이의 모습이나, 제멋대로인 쿠마테츠가 변모하는 과정은 희망적이며, 괴물세계에서 성장한 후, 인간세계로 나와 언어를 배우면서 또 다른 세상에 눈을 뜨는 큐타의 모습은 다른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상생’(相生)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사회적인 메시지나, 감독의 고민 등은 여실히 드러나지만, 애니메이션답게 희망적이고, 아름다워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이름에 신뢰를 더한다. 북적거리는 길 한가운데 또 다른 세계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힘 역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25일 개봉.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