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괴물의 아이’는 어머니를 떠나보낸 렌이 우연히 괴물의 세계로 들어가 쿠마테츠와 기묘한 동거를 하는 내용을 담는다. 쿠마테츠, 하쿠슈보, 타타라에 의해 성장하던 그는 인간세계로 돌아와 카에대를 만나면서, 성장통을 겪게 된다. 이 같은 렌의 모습은 대안가족을 떠올리게 하며, 한국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안고 있는 가정현실과 맞닿아 있다.
Q. ‘늑대아이’에 이어 ‘괴물의 아이’까지. 일본의 가정현실 문제를 그린 게 아닌가
↑ 사진=이현지 기자/ 디자인=이주영 |
사회와 가정현실에 대한 간극이 깊고 앞으로 더 심화 될 텐데, 그 사이를 채우고 싶었다. 마냥 낙관적이라는 것보다 희망을 그리고 싶다. 아이들이 애니메이션을 봤을 때 실망하기를 원치 않았다. 보다 긍정적으로 그려서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렇다고 전통적이나 대가족이 좋고 지금이 안 좋다는 것이 아니다. 예전 봉건적인 가정을 좋아하지 않지만, 요즘처럼 가족이 일그러지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Q. 극 중 이치로히코 역시 훌륭한 아버지에게 자라는 데 왜 그의 어둠이 더 커졌다고 생각했는가
A.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너무 완벽한 집안보다 그렇지 않은 집 아이들이 더 잘 성장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그런 사례도 많이 봤고. 큐타와 이치로히코는 표리일체하지만, 결국 이들의 선택은 다르지 않나. 같은 사람이라도 두 가지 다른 가능성을 볼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려고 했다.
이 둘의 큰 차이 멋진 아버지지만 한 명은 자녀의 본질을 숨겼다. 큐타가 인간이라는 이유로 질타를 받을 때 이치로히코는 얼굴을 숨기지 않나. 큐타를 그 과정을 통해 성장했지만 말이다.
Q. 현재 일본 사회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그것을 표현한 것 아닌가
↑ 사진=이현지/ 디자인=이주영 |
Q, 애니메이션에 결국 손으로 그린 2D만 남을 것이라고 한 적 있더라. 아직도 그런 생각인가.
A. 생각 자체는 바뀌지 않았는데, ‘괴물의 아이’에도 CG가 많이 있다(웃음). 손으로 그린 작품만 남을지 모르겠는데 CG를 쓰면서 작품이 모두 비슷해지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통적인 방식이 좋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내 작품 역시 CG가 많아지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Q, 한국에 좋아하는 배우나 감독도 있나. 송강호를 언급했더라
A. 송강호를 좋아한다. 봉준호 감독의 작품을 좋아하고 그가 최근 뭘 하는지 관심이 많다. ‘추격자’ ‘황해’ ‘써니’도 재밌게 봤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일본에서 리메이크하기도 했는데, 좋아한다.
Q.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A. 한국영화 레벨은 일본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높다. 주제, 테마 등, 재능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만드는 것같다. 능력과 힘이 많이 있다고 좋은 애니메이션을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처럼 애니메이션에도 문제의식을 가진다면 더욱 힘이 커질 것 같다. 돈이 있다고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추구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난 애니메이션을 보고 참고 하지 않는다, 실사 영화를 보면서 작품에 대한 참고를 한다. 어떤 테마를 어떻게 구현할 때 한국 영화도 보고, 자극도 받는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