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 수상 多·진행 미숙·이름 오기 '엉망진창'
제52회 대종상의 주인공은 영화 '국제시장'이었다.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황정민), 남우조연상(오달수), 감독상(윤제균) 등 10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주요 배우, 감독상뿐 아니라 촬영장, 편집상 등에서도 대거 수상했다.
상을 받았으니 좋아해야 하지만 대종상영화제는 초반부터 엉망진창이라 수상자들의 기쁨을 반감시킬 만했다.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윤제균 감독은 감사하다는 말과 더불어 논란이 됐던 대종상 문제에 대해 넌지시 언급했다. 그는 "'국제시장'은 역지사지라는 말을 떠올리며 우리 부모 세대와 젊은 세대가 서로를 생각하며 이해하는 영화가 되길 바랐다"며 "오늘 시상식에 어렵게 참석한 배우와 스태프들,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한 배우와 스태프들이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했으면 좋겠다. 화합의 중간다리 역할로 선배와 후배들 사이에서 영화계 전체의 화합의 장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종상영화제는 시상식 초반 남녀신인상 부문을 시상할 때까지만 해도 훈훈했다. 남녀신인상 후보들이 거의 모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강남1970'과 '봄'의 이민호와 이유영이 수상자가 돼 각각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한국영화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열심히 활동하겠다", "성실하게 좋은 배우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드릴 테니 지켜봐 달라"는 소감을 전했다.
남녀주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들이 대거 불참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배우 없는 시상식이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신인상 후보들이 대종상영화제를 살리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신인감독상의 백종열(뷰티인사이드), 의상상과 미술상의 조상경·채경선씨(상의원), 인기상의 김수현과 공효진, 남녀주연상과 조연상의 황정민(국제시장)·전지현(암살)과 오달수(국제시장)·김해숙(사도) 등이 줄줄이 불참해 대리 수상이 이어져 예고됐던 일이 벌어졌다.
김혜자가 수상자로 알려졌던 나눔화합상 수상에서도 차질이 빚어졌다. 시상자와 수상자가 없었는데도 MC 한고은은 이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한고은은 주최 측이 건네준 진행 카드 속 대본을 그대로 읽었고 당황한 모습이 생중계 돼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 상은 앞서 대종상 측이 참석을 하지 못한다는 김혜자에게 수차례 받아줄 것을 부탁했고 영상 메시지로 소감을 부탁했으나 촬영 당일 취소를 통보,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만든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주최 측은 아예 수상자를 공석으로 나두고 시상식을 마무리 했다.
한국영화공로상 시상 때도 배우 윤일봉을 대신할 수상자가 있었는데도 주최 측이 제대로 진행을 하지 못해 우왕좌왕했다.
또 올 한해 사랑받은 영화들을 장르별로 나눠 소개하면서'사도'의 이준익 감독을 '이익준'이라고 표기, 빈축을 샀다.
올해 영화제 수상작(자)은 2014년 11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개봉한 영화를 대상으로 15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의 본선 심사 결과와 네티즌 투표를 반영했다.
한편 대종상 측은 앞서 공식 기자회견에서 문제의 "대리수상 불가" 발언을 하고 '출석상'이냐는 비난을 듣는 등 뭇매를 맞았으나 관련 발언을 철회하겠다는 공식 입장은 내지 않았다. 오히려 "배우들의 수준" 문제를 지적해 논란을 더 키웠다.
다음은 수상자(작)
▲최우수작품상 = 국제시장 ▲감독상 = 윤제균(국제시장) ▲남녀주연상 = 황정민(국제시장), 암살(전지현) ▲남녀조연상 = 오달수(국제시장), 김해숙(사도) ▲신인상 = 이민호(강남1970), 이유영(봄) ▲신인감독상 = 백종열(뷰티인사이드) ▲해외부문상 = 순홍레이, 고원원 ▲의상상 = 조상경(상의원) ▲미술상 = 채경선(상의원) ▲인기상 = 김수현, 공효진 ▲음악상 = 김준성(더 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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