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바람에 살랑살랑 춤추는 갈대 사이로 어여쁜 소녀가 북 장단에 맞춰 가사를 느끼고 읊조린다. 연기로 활짝 꽃 피운 영화 ‘도리화가’ 속 배수지의 모습이다. 국민첫사랑 배수지가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이번엔 영화 ‘도리화가’로 조선 최초의 여류 소리꾼으로 변신했다.
‘도리화가’는 1867년 여자는 판소리를 할 수 없었던 시대, 운명을 거슬러 소리의 꿈을 꾸었던 조선 최초의 여류소리꾼 진채선(배수지 분)과 그녀를 키워낸 스승 신재효(류승룡 분)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조선 최초의 여류 소리꾼 진채선 이야기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신재효 역을 맡은 류승룡은 묵직한 존재감을 뽐내며 극의 중심을 잡아주며, 김세종으로 분한 송새벽은 입체감 있는 연기를 뽐내며 수준급 판소리 실력을 드러낸다. 여기에 이동휘와 안재홍의 구수한 연기와 코믹콤비가 중간 중간 웃음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도리화가’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건 단연 수지가 제 몫을 해내느냐의 문제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도리화가’는 배수지에 의한 영화다. 수지의 특유의 순수하고 발랄한 매력이 진채선에게 그대로 녹아들었고, 진정한 소리꾼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과 그 과정 속에서 겪는 다양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이어나간다.
특히 판소리 영화이기 때문에 배우의 판소리 소화 부분도 포인트 중 하나. 1년간 판소리 개인 지도를 받은 배수지는 배역 없이 판소리를 소화해냈고, 촬영 역시 순서대로 찍은 덕에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변해가는 배수지의 목소리도 즐길 수 있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중요한 장면 중 하나인 낙성연 장면은 진채선이 그동안 다진 소리와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이지만 어색한 CG가 이질감을 주면서 몰입도와 감동을 떨어뜨린다. 매끄럽지 못한 편집과 배수지, 류승룡 사이에서 풍기는 묘한 분위기 역시 ‘도리화가’에 단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도리화가’를 통해 배수지가 배우의 옷을 제대로 입은 모습을 엿볼 수 있고, 가장 한국적인 선율과 아름다운 풍경이 볼거리를 가득 채운다. 오는 25일 개봉.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