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재치 있고 엉뚱한 입담으로 방송가를 종횡무진하며 예능 블루칩으로 급부상한 강남.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이후 침체기다.
2011년 그룹 엠아이비(MIB)로 데뷔한 강남은 2014년이 돼서야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방송 인생 최고의 황금기를 보냈다. 그 해 ‘나 혼자 산다’로 MBC 방송연예대상 뉴스타상까지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TV를 틀기만 하면 나온다고 해서 ‘수도꼭지’라는 별명이 붙여졌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후 예능프로그램 출연 성적은 썩 좋지 못 하다.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를 체험하며 다양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그린 리얼리티 프로그램 MBC ‘헬로이방인’은 중간에 강남이 투입되며 활력을 찾는 듯 보였지만 이내 시청률 부진을 피하지 못하고 폐지 됐다. 이후 출연한 ‘속사정 쌀롱’ 역시 마찬가지다. 급기야 KBS2가 야심차게 강호동과 의기투합해 내놓은 ‘투명인간’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말았고, MBC ‘일밤-애니멀즈’ 역시 ‘복면가왕’에 자리를 내주면서 강남도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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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강남은 올리브TV 예능프로그램 ‘비법’ 제작발표회 당시 “프로그램을 5개 하다가 3개가 그냥 없어졌다”며 “살면서 이렇게 놀란 적이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강남 역시 위기의식을 느꼈을 터. 하지만 아쉽게도 ‘비법’ 역시 큰 화제를 모으지 못하며 장기 프로그램으로 이이지지 못했고, 최근 tvN ‘할매네 로봇’까지 종영하게 됐다.
강남은 특유의 솔직함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프로그램마다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덕분에 어떤 예능인보다 눈에 띄었다. ‘투명인간’의 기자간담회에서 저조한 시청률에 대해 “6%만 나왔으면 좋겠다. 그러면 프로그램이 폐지되지 않을 것 같다. 열심히 하겠다”고 의지를 다지고자 했다. ‘비법’ 기자간담회 당시에도 “프로그램 폐지, 불안하지만 괜찮다. 지금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렇기에 강남의 예능 성적이 더욱 안타깝다.
또한 화제성이 짙거나 자극적인 이슈를 생성하지 않고서는 프로그램이 자리 잡기 힘든 방송가의 생리가 예능인에게도 고스란히 적용 되고 있음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런 부담감은 강남 뿐 만 아니라 최근 정형돈을 비롯해 김구라나 이경규처럼 경력이 많은 예능인들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형돈은 불안장애로 모든 프로그램에서 잠정 하차를 선언했고, 김구라와 이경규 또한 방송에서 공황장애를 고백했다.
그래도 강남은 그저 웃기는 ‘외국인 아이돌’정도의 초창기 이미지를 넘어섰고, 여러 방송을 통해 진지한 청년의 면모도 보였다. 무명 시절이 있었던 만큼 어떤 방송이든 출연 욕심이 앞 설 법 했다. 저력을 갖고 있는 강남, 그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이제는 선택과 집중해서 써야 할 때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