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이 제36회 청룡영화상에서 선배들을 제치고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유아인은 26일 오후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영화 '사도'로 남우주연상을 따냈다.
유아인은 "이런 무대에 어울리는 성격이 아니라 긴장해 청심환 먹고 왔다"며 "내가 받은 이 상이 내 것이라는 생각이 잘 안 드는 것 같다. '사도'라는 작품으로 상을 받고 송강호 선배와 좋은 자리에 서 있지만, '베테랑'을 통해서도 많은 사랑 주신 덕분"이라고 좋아했다.
그는 "항상 부끄럽다. 행복하고, 기쁘고, 자랑스러운 순간보다 부끄럽고 민망하고 나서기 싫은 순간이 더 많다. 항상 부끄러운 일로 성장하고 다그치고 또 성장하는 인간이자 배우가 되도록 하겠다. 마음속에 떠오르는 분들 모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라고 전했다.
유아인은 '사도'에서 뒤주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의 비극적 운명을 표현해 관객의 마음을 훔쳤다. 아비 영조를 연기한 선배 송강호와의 연기 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고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 모았다. 영화는 현대에 대입해도 될 대사와 상황들이 이야깃거리를 생기게 했다. 과거부터 이어오던 방식을 고집하는 아버지와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 발전하고 변화하려는 자식의 충돌은 우리의 삶으로 보였다.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가 관객을 울렸다.
이에 앞서 유아인은 영화 '베테랑'에서는 재벌 3세 악인 조태오를 연기해 밉상으로 제대로 찍혔으나, 악랄한 그의 연기가 아이러니하게도 관객의 호응을 이끌었다. 현재는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를 통해 또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다.
유아인은 조만간 국가의 부름을 받아야 하기에 팬들이나 본인 스스로 아쉬움이 있지만, 그에 앞서 최고의 한 해가 됐기에 아쉬움은 덜할 듯하다.
한편 올해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은 '암살'에게 돌아갔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이정현이 여우주연상을 따냈다.
다음은 수상자(작)
▲최우수작품상 = 암살 ▲남녀주연상 = 이정현(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유아인(사도) ▲감독상 = 류승완(베테랑) ▲각본상 = 김성제 손아람(소수의견) ▲남녀조연상 = 오달수(국제시장) 전혜진(사도) ▲남녀신인상 = 최우식(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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