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영국 런던 이스트엔드에서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난 크레이 형제가 있었다. 슬럼가에서 자라며 다양한 범죄의 소굴을 보고 큰 그들은, 후에 경찰이 손을 댈 수도 없을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조직으로 발전했다. 1960년 런던을 장악했던 쌍둥이 갱스터 크레이 형제의 실화가 영화 ‘레전드’를 통해 스크린에 펼쳐졌다.
일란성 쌍둥이이지만, 크레이 형제는 각기 전혀 다른 특성을 보여준다. 먼저 로니 크레이(톰 하디 분)는 엉뚱하고 무모하며 통제 불능한 인물이다. 자신을 화나게 만드는 사람을 무조건적으로 공격하고 보는, 막무가내로 약이 없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
↑ 사진=이수 C&E 제공 |
이에 비해 형 레지 크레이(톰 하디 분)는 로지보다 훨씬 이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이런 그가 있기에 로니와 레지 형제는 균형을 맞추며 런던을 정복한 갱스터가 되기 위해 팀으로서 활동할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레지 크레이의 앞에 프랜시스(에밀리 브라우닝 분)이 나타나며 많은 것들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남들에게 협박을 일삼으며 폭력으로 일관했던 크레이 형제였지만, 레지가 프랜시스와 연애를 시작하면서 조금씩 형제에게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프랜시스는 자신이 사랑하는 연인 레지가 더 이상 위험한 일에 휘말리는 것을 방관할 수 없었고, 레지는 자신이 그동안 지켜온 정체성을 바꿔야하는 순간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 레지 크레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 갱스터 생활을 이어가며 무모한 행동을 일삼는 동생 로니를 외면할 순 없었다. 이에 레지는 프랜시스와 갱스터 생활을 청산하겠다고 약속했던 부분과 동생 로니를 두고 볼 수 없는 상황 사이에서 방황하며 점차 이성을 잃어가기 시작한다.
↑ 사진=이수 C&E 제공 |
‘레전드’에서 일란성 쌍둥이 로니 크레이와 레지 크레이는 1인2역으로 톰 하디가 연기를 펼쳤다. 만약 1인2역이라는 부분이 공개되지 않았다면, 형체가 비슷한 두 배우가 일란성 쌍둥이를 연기했다고 착각할 정도로 톰 하디는 완벽히 1인2역의 크레이 형제를 연기해냈다.
또한 영화는 어느 한 장르를 중점적으로 나타내기 보단 여러 장르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배치했다. 크레이 형제가 서로를 미워하지만 해하지는 못하는 부분에선 가족애를, 레지 크레이와 프랜시스의 이야기에선 로맨스, 그리고 레지와 크레이가 갱스터로서 활약하는 부분에선 액션을 선보이는 다양성을 나타내고 있다. 132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은 까닭이다. 오는 10일 개봉.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