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출신의 전도 유망한 유전공학 박사인데 생김새도 훈훈하다. 완벽해 보인다. 하지만 왠지 모를 섬뜩한 기운을 내뿜는다. 영화 '파일: 4022일의 사육'(감독 박용집, 10일 개봉)에서 배우 이종혁이 연기한 한동민 박사다.
지금까지와는 180도 다른 파격적인 변신을 한 이종혁의 연기가 눈에 띄는 작품이다. 이종혁은 3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이 영화의 언론시사회에서 "MBC 예능 '아빠 어디가'에 참여하면서 '준수 아빠' 이미지를 벗고 싶다는, 연기자로서 개인적 욕심이 있었다"며 "이종혁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영화는 사회부 기자가 된 수경(강별)이 11년 전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친구 미수(하연주)와 가까스로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너무나 완벽해 보이는 미수의 연인 한동민 박사(이종혁)가 벌인 극악무도한 충격적인 비밀과 진실이 충격적으로 다가올 작품이다. 한동민이라는 인물의 잔혹성을 심리적으로 나타내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종혁은 "촬영 시간이 많지 않아서 빨리 찍어야 했다"며 "'파일: 4022일의 사육'이 내게는 도전이었다. 짧은 시간 내에 가장 적합한 연기를 찾아내기 위해서 감독과 시간 많이 보내고 리허설도 한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는 악역을 맡아 연기한 데 대해 즐거워하며 "목소리 톤과 억양을 어떻게 해야 더 소름끼칠지, 똑똑한 소시오패스 악역을 어떻게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안경도 내가 선택했는데 이미지적인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다"고 몰입했다.
그러면서 "또 한번 다른 악역을 맡고 싶다. 어디까지 잔인할 수 있는지 도전해보고 싶다. 이종혁이 어떤 악역 했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만힝 오셔서 관람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강별은 이 영화를 통해 이종혁과 첫 베드신을 선보인다. 그는 "전체 촬영 시간이 촉박해 밤새 촬영을 해야 했다. 베드신도 정신없었다"며 "첫 베드신이라서 부담을 느꼈는데 밤새 촬영하고 나니 아무 생각이 없어지더라"
강별의 선배이자 지방 신문사 기자로 나오는 김형범은 "악역이 아니라서 좋았다"고 좋아했고, 최근 '뇌섹녀'로 화제가 됐던 하연주는 "항상 철부지 역할을 많이 하다가 최근 치과의사나 형사 역할을 했다. 감금돼 있어야 하는 역할을 맡은 이번 연기도 어려웠지만 즐거웠다. 뭐든지 연기하고 싶다"고 바랐다.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