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의 ‘개국공신’ 백종원이 5개월 만에 다시 돌아왔다.
12일 오후 방송된 ‘마리텔’에서는 백종원, 이말년, 김구라, 김동현, 한혜연이 1인 방송을 시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백종원은 지난 7월 방송을 떠나 ‘마리텔’ 애청자들을 아쉽게 했다. 하지만 5개월 만에 금빛 망토를 두르고 나타난 ‘골드 회원’ 백종원은 들어오자마자 시청자들의 댓글을 읽으며 “우리 이렇게 좀 놀다 시작하자”는 여유를 선보이기도 했다.
↑ 사진=마이리틀텔레비전 방송 캡처 |
이날 백종원과 함께 방송에 나서는 다른 이들도 만만치 않은 인물이었다. 이말년은 ‘마리텔’에 등장하자마자 1위를 차지한 다크호스였고, 이종격투기 선수인 김동현은 링을 그대로 재현한 세트장에 ‘시청률 치트키’인 모르모트 PD와 함께 했다. 한혜연도 시청률은 높지 않지만 새로운 ‘소통의 귀재’로 떠오르는 도전자였다.
이런 상황을 읽은 백종원은 시작하기 전 다소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김동현을 위한 특수 세트를 언급하며 부러워하기도 하고, 방송 중 옆방에서 터진 웃음을 듣고는 “왜 웃는 거냐”며 견제를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백종원 특유의 ‘여유로움’은 지우지 못했다.
백종원은 배달중국음식이 남았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레시피를 대량 공개했다. 남은 자장면을 기름에 튀겨 색다른 간식을 만들어내고, 남은 탕수육 소스로 떡볶이를, 탕수육 고기로는 탕수육찌개를 만들었다. 기상천외한 방법이었지만 그 어떤 레시피보다 쉽고 활용도가 높았다. 백종원은 “친구나 여자친구한테 만들어 줄 땐 탕수육 소스의 적양배추를 꼭 빼라. 안 빼면 탕수육 소스인 걸 들킨다”며 ‘깨알 팁’을 전수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가장 빛난 것은 역시 백종원의 소통 능력이었다. 그는 시작부터 “귀신은 뒤에 있고, 소방서 아저씨는 내 앞에 있다. 그러니 이따가 귀신과 소방서 아저씨 찾지 말라”며 백종원의 방에 늘 등장하는 뻔한 애드리브들을 원천 차단했다. 노련함이 엿보이는 오프닝이었다.
↑ 사진=마이리틀텔레비전 방송 캡처 |
또한 그는 애청자들이 뻔하고 방의 분위기를 흐리는 시청자들의 댓글을 가리켜 “썩은 드립(애드리브)”라고 비판하는 것을 본 후 “드립은 한심한 애드리브, 뻔한 애드리브에서 탄생한다”며 “이 방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보듬어줘야 한다”고 자신의 철칙을 설파하기도 했다.
그런 백종원의 노련미와 여유로움은 시청자들을 기쁘게 했다. 모든 댓글들은 백종원의 귀환을 환영했다. 이를 본 백종원도 “정말 이렇게 눈 앞에서 시청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며 ‘마리텔’만의 시청자와의 소통을 온몸으로 즐겼다.
물 만난 고기처럼 ‘마리텔’을 누비는 백종원은 프로그램의 ‘개국공신’다웠다. 그는 댓글로 소통하는 ‘마리텔’의 방식을 일찍 터득하며 다른 출연자들의 길잡이가 됐다. 늘 50%가 넘는 시청률로 ‘천상계’의 개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날의 전반전에도 백종원은 40% 이상의 시청자를 끌어모으며 무난하게 1위를 지켜냈다.
백종원의 레시피 또한 금방 만들 수 있고 활용도가 높다는 점에서 늘 화제가 됐던 그의 레시피들을 떠올리게 했다. 이말년은 경쟁자임에도 자신의 오프닝에 “우리 아내가 백종원의 레시피를 정말 좋아한다. 따라하기 쉽고, 대체할 수 있는 재료들을 많이 알려줘서 냉장고에 있는 것만으로도 만들 수 있다고 했다”며 극찬을 쏟아내 시청자들로부터 “여기 백종원 방이냐”는 농담을 듣기도 했다.
아쉽게도 백종원은 생중계 당시 “오래는 못 나올 것 같다. ‘마리텔’에 한 번만 나와 달라고 해서 정말 의리로 다시 나왔다”고 말하며 고정 출연이 아닌 일회성 출연임을 암시했다. 그럼에도 오랜 만에 나와도 반갑고 시청자들과의 소통에 즐거움을 느끼는 백종원의 모습에 앞으로도 이런 ‘깜짝 출연’이 성사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겼다. ‘소통의 왕’의 귀환은 오는 19일 후반전을 통해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