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MBN스타 최윤나 기자] 영화 ‘내부자들’이 어느덧 누적관객수 500만 명을 넘어 600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청소년관람불가(이하 청불) 영화로서 이례적인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것이다. ‘내부자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권력을 쥐고 있는 이들의 더러운 면모를 거침없이 까발리고 있다. 또한 현실과 영화적 기교를 교묘히 뒤섞어 영화를 보고 나서 관객들에게 씁쓸함과 통쾌함을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이런 ‘내부자들’의 내부(內部)에는 곳곳에 재미있는 장치들이 존재한다. 영화가 전개되며 스쳐지나가는 것들 중, 몇 가지 소품들이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대부분의 영화가 이 같은 장치를 배치하고 있지만, 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꼬집은 ‘내부자들’이기에 그 의미에 더욱 관심일 쏠릴 수밖에 없다.
◇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영화의 후반부, 우장훈(조승우 분)의 모습이 함께 담긴 동영상이 시민과 인터넷을 통해 무자비하게 배포되는 장면이 있다. 이때 동영상은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전송되는데, 그 문자 안에는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라는 내용을 함께 포함하고 있다.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는 마태복음 성경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유다는 로마 공화정에게 납세하는 것에 대해 거부, 이에 ‘하나님만이 유대인들의 통치자’라는 구호를 만들어 운동을 일으켰다. 이를 이용해 바리새인들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함정에 빠트리기 위해 납세 문제에 대해 물었다. 예수는 그 의도를 파악해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라고 말했다. 그 말인 즉, 정치와 종교는 세속적인 것과 영적인 것으로 구분 지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통해 ‘내부자들’의 이야기를 유추해볼 수 있다. 정치, 언론, 재벌 이 세 구조의 결함이 분리돼야 한다는 점을 꼬집고 있는 것이다.
◇ 안상구(이병헌 분)이 들고 있는 신문지 뒷면을 주목하라
영화의 말미, 시간이 흐르고 흘러 교도소에서 출소한 안상구의 모습이 나타난다. 그는 여전히 ‘깡패’같은 모습을 한 채 우장훈의 사무실에 앉아 신문을 읽으며 담배를 핀다. 이때 그가 들고 있는 신문지를 주목해야 한다. 당시 상황은 이미 안상구와 우장훈의 승리로 마무리 된 상태. 하지만 안상구가 들고 있는 신문의 뒷면에는 여전히 미래자동차의 광고가 실려 있다.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동영상이 유포된 후, 여전히 언론과 재벌의 뿌리 깊은 관계는 싹을 도려내지 못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 우장훈의 넥타이에 담긴 메타포?
‘내부자들’에서 우장훈의 넥타이를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처음 우장훈은 파란계열의 넥타이를 착용한다. 계속해서 그렇다. 하지만 그의 넥타이 색이 빨강색으로 변하는 순간이 있는데, 바로 그가 내부자가 되어 그들과 함께 술을 마시는 자리로 향할 때다. 반면에 이강희(백윤식 분)은 넥타이를 전혀 착용하지 않는다. 이는 그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한 곳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만 먹으면 아군까지 적군으로 돌릴 수 있는 성격임을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