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폭로성 이슈들에 휩싸인 스타 혹은 그 주변인의 언론플레이에 대해 현직 연예부 기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익명을 전제하에 솔직한 얘기들을 들어봤다.
Q1. 육흥복, 강용석, 유승준 등 언론에 직접 스킨십하려는 이들의 기사 요청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기자 20명 중 10명은 이들이 직접 보낸 보도자료나 영상 등에 대해 “소속사가 없기에 직접 언론에 스킨십하는 건 당연한 선택”이라고 답했다. 이들 중 6명은 “메일을 보내는 건 나쁘진 않지만, 그 내용이 직접 작성한 거라 편파적이라는 게 문제가 된다. 언론을 악용하려는 건 걸러서 보도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 디자인=이주영 |
그러나 또 다른 10명은 이들의 적극적인 언론 스킨십이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한 응답자는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져 있다는 이유만으로 언론 매체를 이용해 개인적인 이익을 도모하겠다는 검은 속내가 문장 곳곳에 드러나 있어 인간적인 추악함을 느낀다”고 비판했고, “언론은 정확한 팩트를 전달하는 매개체지, 개인적인 답답함을 해소시켜주는 신문고가 아니다” “피곤하다. 언론플레이는 결국 자기들을 위한 것 아니냐? 특히 한그루 가족은 가정사에 언론을 끌어들였는데, 이게 대중의 알 권리일까. 누굴 위한 폭로전이었을까” 등 이익을 위해 언론을 이용하려는 이들에게 반감을 보인 반응도 있었다.
Q2. 이들의 보도자료가 오면 즉각 기사로 쓰는 편인가요? 그럴 땐 어떤 생각이 드나요?
보도자료를 즉각 기사화한다는 응답자는 2명에 불과했다. 이들 중 한 응답자는 “흔히 말하는 ‘복붙’(복사해 붙이기)으로 즉각 기사화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그래야 포털 사이트에 걸리기 때문”이라며 “정신없이 쓰다가 걸리고 나면 도대체 난 기자라는 사람이 왜 이런 쓸모없는 입장을 받아 적고 있으며 왜 포털 사이트에 걸린 걸 보고 안도하는가에 대해 자괴감을 느낀다”며 업계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또한 같은 수의 응답자는 아예 기사로 취급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나머지 수의 응답자는 숙고해 쓰거나 팀원, 혹은 상급자와 논의 후 필요하다면 기사로 쓴다고 답했다. 한 응답자는 “이런 자료들은 의도가 중요하다. 단순히 이슈거리를 만들고 싶어 보냈다면(ex육흥복) 그 당사자가 보낸 내용만으로는 기사 작성을 지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냈고, “강용석의 경우에는 상대보다 언론에 익숙하고 노출되기 쉬운 상황을 이용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고, 육흥복은 상대가 대응을 자제하는 상황 속에서 무차별적인 폭로를 쏟아내고 있다. 이들의 입장을 비대칭적으로 계속 다루다가는 상황 자체도 왜곡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룰 때 신중하게 고민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외에도 “언론을 그들의 해명 창구로만 보는 느낌이어서 불쾌하다” “요즘엔 기자들을 상대로 고소하는 일이 많아져 민감한 보도자료는 데스크 보고 후 기사화한다” “무분별한 폭로성 메일을 시시각각 기사화 하는 것은 진실을 보도해야 할 참된 언론인의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 등 다양한 대답이 나왔다.
Q3. 이들의 이런 행동이 어떤 효과와 악영향을 불러올까?
대부분은 언론에 적극적 스킨십이 반복되면 효과면에선 회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명인이 직접 언론과 소통하는 것이 자신의 입장을 왜곡되지 않게 전한다는 면에서는 효과적이지만, 반대로 전문가를 통하지 않고 직접 소통하면 일관된 메시지만 전해 원하는 방향으로 여론을 형성할 순 없다는 것이다.
한 응답자는 “좋은 말도 하루 이틀 듣고 나면 질리는 법인데 좋지도 않은 이야기에 살을 붙여서 계속 언론사를 귀찮게 하는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 언론사에 이메일 보낼 시간이 있거든 직접 당사자와 해결하거나 전화라도 한 통 거는 편이 낫다고 본다”고 지적했고, “당사자로서는 이슈를 만들고 회자가 되는 것에 만족스러울 수 있겠으나, 사건 사고와 관련된 기사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땐 거부감을 줄 수 있어 좋지 못할 것 같다. 대중들이 지겨워하지 않을까 싶다”는 답을 하기도 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