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2015년엔 천만 영화가 두 편이나 탄생했고, 대한민국 사회의 비릿한 냄새를 그대로 남아낸 ‘사회 고발성’ 영화들이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역대 재개봉 영화사상 가장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새로운 기록을 쓰기도 했다.
↑ 디자인=이주영 |
◇ ‘암살’ ‘베테랑’, 천만 영화의 탄생
2015년, 올해 영화계엔 천만 영화가 두 편이나 탄생했다. 친일파 암살 작전을 둘러싼 독립군과 임시정부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까지 이들의 엇갈린 선택과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을 그린 이야기기인 ‘암살’은 지난 8월15일 광복절을 맞이해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로써 최동훈 감독은 전작 ‘도둑들’에 이어 ‘암살’로 쌍천만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암살’은 그간 한국영화 중 천만관객을 기록했던 ‘명량’ ‘국제시장’ ‘괴물’ ‘도둑들’ ‘7번방의 선물’ ‘광해, 왕이 된 남자’ ‘왕의 남자’ ‘태극기 휘날리며’ ‘변호인’ ‘해운대’ ‘실미도’에 이어 12번째 천만 관객 돌파 영화가 됐다.
이어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하나의 천만 영화가 탄생했다. 유아인을 전성시대로 이끈 역대급 캐릭터 조태오를 탄생시킨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이 그 주인공이다. ‘베테랑’은 안하무인 유아독존 재벌 3세를 쫓는 베테랑 광역수사대의 활약을 그린 범죄오락액션으로, ‘암살’과는 또 다른 재미로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 13번째 천만 영화 등극에 성공했다. 심지어 ‘베테랑’은 ‘암살’보다 하루 앞선 속도로 900만 관객을 동원, 2015년 한국영화 최단기 900만 관객을 달성하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암살’과 ‘베테랑’은 당시 외화에 밀려 침체기에 있던 한국 영화계에 희소식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10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베테랑’은 총 관객수 1341만3688명, ‘암살’은 1270만4883명으로 역대 한국영화 순위 각각 3위와 7위에 올라있다. 또한 2015년 한해 관객들에게 사랑받아온 영화를 뽑는 각종 시상식에서 ‘암살’과 ‘베테랑’의 감독과 배우진이 수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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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대한민국의 민낯을 드러내다
‘베테랑’ ‘내부자들’ ‘돌연변이’ ‘소수의견’ 등 2015년에서는 한국 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담아낸 듯 한 영화들이 줄지어 등장했다. ‘베테랑’은 안하무인 재벌 3세의 이야기를 통해 재벌들의 비릿한 치부를 그대로 드러내 고발했고, ‘내부자들’ 또한 정치, 재벌, 언론의 트라이앵글 속에서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이야기로 더러운 현실의 모순을 꼬집어냈다. 이런 이야기들은 답답한 마음을 뚫어주는 쾌감을 선사해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진 못했지만 ‘돌연변이’와 ‘소수의견’도 사회의 민낯을 고발했다. 먼저 ‘소수의견’은 강제철거 현장에서 일어난 두 젊은이의 죽음을 둘러싸고 대한민국 사상 최초 100원짜리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변호인단과 검찰의 진실 공방을 둘러싼 법정 드라마로, 실화는 아니지만 마치 실화와 같은 느낌을 선사해줬다. 또한 ‘돌연변이’는 ‘한국형 극현실 재난영화’라는 장르로 불릴 정도로 사회의 불편한 부분을 제대로 비판했다. 이처럼 2015년은 사회를 고발하는 영화들이 관객들에게 통쾌함과 공감을 형성하며 사랑받은 해였다.
↑ 디자인=이주영 |
◇ 공포·로맨틱 장르의 부진…그리고 재개봉영화 흥행
천만영화가 두 편이나 탄생했고, 한국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는 영화들이 잇달아 개봉해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 외에 공포, 로맨틱 장르 영화들은 큰 관객을 동원하지 못했다. 먼저 2015년, 공포 장르 영화는 ‘검은손’ ‘퇴마: 무녀굴’ ‘손님’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등이 있었다. 2015년 가장 먼저 개봉한 한국 공포영화 ‘검은손’이 흥행에 실패한 이후부터 계속해서 공포 장르가 관객들에게 사랑받지 못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로맨스 장르도 마찬가지 상황에 놓였다. 올해 개봉한 ‘은밀한 유혹’ ‘연애의 맛’ ‘위험한 상견례2’ ‘쓰리 썸머 나잇’ ‘미쓰 와이프’ 등은 누적 관객 수 100만을 넘지 못했고, ‘뷰티 인사이드’가 이때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인공호흡을 하는 듯 했으나, 최근 개봉한 ‘극적인 하룻밤’까지 2015년 로맨스영화가 크게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는 없었다.
그러던 와중, 특이한 양상을 띤 영화가 등장했는데 바로 재개봉 영화다. 가장 먼저 개봉 30주년을 기념해 재개봉한 영화 ‘빽 투 더 퓨쳐’가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영화계뿐만 아니라 방송계까지 ‘빽 투 더 퓨처’의 아이템과 당시 영화에서 예측했던 부분이 얼마나 현재와 잘 맞아 떨어지는 지 맞춰보는 재미도 선사했다. 이후 개봉 10주년을 기념해 재개봉한 ‘이터널 선샤인’의 흥행은 그야말로 재개봉 영화의 흥행 역사를 다시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이터널 선샤인’은 누적 관객 수 27만4259명을 기록했다. 35일 연속 다양성 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는 것은 물론, 평일 하루 2000명 이상의 관객을 꾸준히 모았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