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015 결산…영화③] 뜨거웠던 2015년 영화계 ‘이모저모’

[MBN스타 최준용 기자] 2015년은 한국 영화계에 있어 그 어느 때 보다 뜨거웠던 한해였다. 한국 영화관객수가 3년 연속 관객 2억 명, 4년 연속 한국영화 관객 1억 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으며, 이달 중순에는 ‘히말라야’와 ‘대호’ 등 한국영화 대작과 할리우드 인기 시리즈물인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올해 역대 최다 관객 신기록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암살’과 ‘베테랑’이 연이어 관객 1천만 명을 넘어 ‘쌍천만’ 시대를 열었다. 외화 역시 최단기간 1천만 명 돌파라는 기록을 경신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 2)과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쥬라기 월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등 외화들도 극장가 호황에 큰 몫을 했다. 이처럼 뜨거웠던 올 한 해 영화계의 이모저모를 정리해봤다.

◇ ‘흥작’과 ‘망작’ 사이 울고 웃는 4대 배급사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이하 쇼박스)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이하동일) 올해 천만 영화 ‘암살’(1270만4883명)을 비롯해 ‘사도’(624만6433명) ‘내부자들’(525만2746명)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387만2015명) ‘극비수사’(286만786명) 등을 배급, 한국영화 흥행 톱10 안에 안착시키며 성공적인 한해를 보냈다. 다만 ‘강남1970’(219만2276명)과 ‘연애의 맛’(21만4539명)의 흥행부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씨제이이앤엠(주)(이하 CJ)은 올해 최고 흥행 영화 ‘베테랑’(1341만3688명)과 ‘검은사제들’(523만4932명)를 필두로, ‘악의 연대기’(219만2525명) ‘오늘의 연애’(189만1993명) 등 다양한 작품들을 배급시키며, 만족스런 결과를 냈다. ‘순수의시대’(46만9891명), ‘성난변호사’(112만8288명), ‘손님’(82만8025명), ‘쎄시봉’(171만5370명) 등 적지 않은 작품으로 주춤했지만 개봉을 앞둔 황정민 정우 주연의 ‘히말라야’가 올 한해를 화려하게 마무리 할 예정이다.

(주)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이하 NEW)도 한국영화 흥행 톱10에 ‘연평해전’(604만3784명) ‘스물’(304만4590명) 등을 포함시켰으며, 멜로 영화 ‘뷰티인사이드’(205만2879명)의 흥행으로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명이 있으면, 암도 있는 법. ‘허삼관’(95만5679명), ‘헬머니’(52만2929명)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58만7042명) 등은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롯데엔터테인먼트(이하 롯데)에겐 2015년은 ‘악몽의 해’ 기억될 듯싶다. 롯데는 올해 한국영화 흥행 톱10안에 한 작품도 랭크 시키지 못했다. ‘간신’(111만246명), ‘기술자들’(78만6257명), ‘서부전선’(60만9063명), ‘위험한 상견례2’(47만2693명), ‘협녀, 칼의 기억’(43만1310명),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35만6342명) 등 기대작들이 손익분기점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남기며 줄줄이 부진했다.

◇ 성년 맞은 BIFF의 재도약

제20회 올해 성년을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전 세계 75개국 304편의 영화가 상영됐고, 최대 관객 수인 22만7377명을 동원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앞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세월호 사건을 그린 ‘다이빙 벨’의 상영 후 부산광역시와 마찰을 빚었다. 이후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용관 집행위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 부산광역시와 감사원의 특별 감사,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산 삭감 등 고달픈 시간을 보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올 초 이용관 집행위원장과 함께 배우 강수연을 공동집행위원장으로 내세워 정치적인 압박과 수많은 내홍들을 꿋꿋이 이겨내며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성과를 이뤄냈다.

◇ 희비교차 한 ‘청룡상’과 ‘대종상’

2015년 열린 제52회 대종상영화제(이하 대종상)와 제36회 청룡영화상(이하 청룡상)의 희비가 교차했다. 달라도 너무 다른 한국을 대표하는 권위 있는 시상식의 모습은 영화 관계자와 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청룡상 보다 앞서 개최된 대종상은 시상식 전부터 영화제에 불참하는 배우에겐 수상 명단에서 제외시키겠다며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투표 어플 오류와 배우 김혜자의 수상 번복 논란 등 크고 작은 잡음에 시달려야 했다. 대종상은 시상식을 하루 앞두고 남녀주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들이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혀 대위기를 맞았다. 주요부문 수상자들의 불참 속 강행된 시상식은 민망함의 연속이었다. 수상자가 불참해 함께 노미네이트 됐던 또 다른 수상후보자가 대리 수상하는 장면도 연출됐으며, ‘사도’의 이준익 감독은 ‘이익준’ 감독으로 자막이 나가기도 했다. MC 신현준은 이날 진행을 하면서 대리수상까지 하느라 수차례 무대를 오가며 정신이 없었다.

반면 청룡상은 수상자들이 대거 참석해 대종상과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피치 못 할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몇몇 수상자들 외에 대부분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청룡의 여인’ 김혜수와 유준상의 진행은 나무랄 때 없이 매끄러웠으며, 밴드 장미여관의 공연, 마술사 이은결 성우 서유리의 환상적인 마술쇼, 걸그룹 AOA의 축하 무대는 축제의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국제시장’에 10관왕을 몰아주며 편중된 모습을 보였던 대종상과 달리 청룡상은 모든 영화에게 상을 고루 나눠줬다. ‘국제시장’ ‘베테랑’ ‘암살’ ‘사도’ 큰 영화 뿐만 아니라 ‘거인’과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등 작은 영화도 주목받았다. 이에 이날 사회를 맡은 김혜수는 “난 청룡영화상이 정말 좋다. 참 상을 잘 주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준용 기자 cjy@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