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영화 시나리오 작가는 작품의 뼈대를 만드는 사람이다. 배의 방향을 잡는 선장이 감독, 선주가 프로듀서라면, 작가는 ‘작품이 가야할 곳’의 토대를 완성한 ‘지도를 그린 이’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시나리오 작가는 목소리가 작다. 작품에 대해 낼 수 있는 목소리가 기회도 적을뿐더러, 그 기회조차 생기기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시나리오 작가는 작품이 완성될 때까지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으로 치부됐을 수도 있고, 선장과 선주, 뿐만 아니라 배를 만들어주는 이들이 원하는 지도를 그리는 이로 받아들여졌을 지도 모른다.
↑ 사진= 위 기사와 관련 없음 |
한 시나리오 작가는 “표준 계약서가 만들어졌다고 해서, 꼭 써도 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계약 관행들이 작가들을 인정해 주는 것도 아니고 부가 판권은 제작사에서 가져간다”며 “계약서에는 6개월 명칭이라고 해도, 맘에 들 때까지 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큰 작품이 아닌 이상 계약은 하지도 않은 채, 먼저 작업을 시작하고, 작품이 완성되면 돈을 준다는 식이다. 이러한 불합리한 관행을 고치지 못한다면 그런 것들을 표준화해서 무엇하나. 일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사용가능한 선이었으면 좋겠다”고 표준계약서의 실효성에 대해 물었다.
그는 또 “영화가 잘 되면 2차 판권이 나지 않나. 이에 대해서도 주도권을 갖고 있는 것은 제작사기 때문에 IPTV나 DVD는 남의 잔치일 뿐이다.
그럼에도 저예산 작품이나 영화가 투자를 못 받을 때, 표준계약서가 있으니 최소한의 조건을 말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 시나리오 작가는, 스태프들의 인권논리는 있지만, 시나리오 작가에 대한 권위가 가장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 작품에 작가가 5, 6명이 붙기도 한다. 오리지널 작가가 몇 년을 썼는데 다른 손으로 넘어갔다고 해서 처음 펜을 든 사람에게는 아무런 보장이 없다는 건 너무한 것 아닌가”라며 “시나리오 작가가 소중한 줄 알아줬으면 좋겠다. 시나리오 개발하는 것은 착취다. 입봉하기도 힘들고 써도 작품이 안 될 수도 있는데 한 번 쓰고 버리는 식 아닌가. 좋은 작가가 나올 수 있게 양성을 하고 좋은 소재를 개발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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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드라마를 책임지는 드라마 작가는 끝까지 대우를 받지만 영화는 그렇지 않지 않나. 구조가 그렇게 돼 버린 것이다. 사실 상 구조 속에서 자기 자리를 인식하는 것이 맞는데 작가 위치 파악해야 한다. 영화는 시나리오 최종 편집실에 들어가면서 순서와 구성이 바뀌는데, 드라마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고 드라마와 영화의 작가에 대해 비교했다.
이어 “시나리오 작가는 새로운 세대가 유입이 되지 않는다. 경쟁률도 엄청 센 편인데,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지도 않고 기준도 다르기 때문에 시나리오에서 영화가 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젊은 작가들은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지만 현실성은 없고, 기존 작가들은 현실적이라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젊은 작가들이 시나리오를 쓰고, 경력이 있는 작가들이 각색을 하면서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며 “각본과 각색은 무게를 달리 놓고 다양한 작품이 나올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요”라고 강조했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